[매경닷컴 MK스포츠(인천공항) 이상철 기자] 30일 오전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출국한 삼성의 스프링캠프는 특별하다. ‘살아있는 전설’ 이승엽과 함께 하는 마지막 스프링캠프다. 이승엽은 FA 2년 계약의 마지막 해인 올해 현역 은퇴한다.
삼성은 10여년 전부터 괌(1차)과 일본 오키나와(2차)에서 스프링캠프를 실시했다. 비활동기간에 따라 출국이 보름 늦어진 것 빼고는 평소와 다를 게 없다. 삼성은 올해도 괌으로 먼저 떠난 뒤 내달 12일 오키나와로 건너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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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라이온즈가 30일 스프링캠프를 실시하러 괌으로 출국했다. 출국에 앞서 기념사진 촬영에서 이승엽이 흐뭇하게 웃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천정환 기자 |
동료들도 얼떨떨하긴 하다. 이승엽이 없는 스프링캠프를 떠올린 적이 없다. 박해민은 “나도 실감이 안 난다. 오랫동안 함께 한 건 아니지만 스프링캠프를 가면 늘 있었던 선배다. 1년 후 (스프링캠프 출국을 할 때)그 빈자리를 더 크게 느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감회가 새로운 이도 있다. 김태한 수석코치는 ‘신인’ 이승엽의 스프링캠프 첫 룸메이트였다. 1995년 플로리다 베로비치 캠프에서 한방을 썼다. 김 코치는 “나이가 어렸는데도 야구를 대하는 진중한 자세가 오늘날과 다르지 않았다”라면서 “(마지막인 만큼)후배들이 이승엽에게 많은 걸 배웠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코치와 선수로 이승엽을 만나게 된 정현욱 코치는 ‘야구선배’ 이승엽의 화려한 은퇴를 응원했다. 정 코치는 “(1년 먼저 은퇴한 경험자로서)은퇴 시즌에는 더욱 집중력을 갖게 된다. 의미가 클 것이다”라며 “한국야구의 대스타다. 앞으로 이 같은 선수가 또 등장할 수 있을까. 올해는 팀 성적이 뒷받침돼 화려하게 은퇴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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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왼쪽)이 30일 괌 출국 전 새 동료가 된 우규민(오른쪽에서 두 번째), 이원석(맨 오른쪽)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인천공항)=천정환 기자 |
우규민은 “지금도 신기하다. 오늘 같은 팀에서 같은 비행기를 타고 출국하는 것도 놀랍다. 1년뿐이지만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라고 했다. 이원석도 “이승엽 선배와 함께 지낼 처음이자 마지막 시즌이다. 아쉬움도 있지만 함께 할 수 있어 영광이기도 하다. 옆에서 많이 따르며
이승엽도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후배와 많은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선배의 방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이승엽은 “내 노하우는 얼마든지 알려줄 수 있다. 후배들이 조언을 구한다면, 타격은 물론 경험담도 전해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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