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박윤규 기자] KIA 타이거즈 나지완(33)의 시즌 초 사구(死球, 몸에 맞는 공) 페이스가 무섭다. 시즌 개시 37경기 만에 10개의 사구를 기록하며 ‘마그넷정’ 최정(31)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사구왕’은 단연 SK 최정이다. 첫 풀타임 시즌인 2007년 11개의 투구에 맞으며 전설의 시작을 예고한 최정은 이듬해 리그 사구 2위에 오른 데 이어 2009년 개인 통산 최초로 사구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최정은 이후 리그에서 가장 많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하는 선수로 부상, 매년 사구 1위를 다투고 있다. 그가 순위권에서 멀어진 것은 부상으로 많은 타석에 들어서지 못한 2014시즌(5위)과 2015시즌(61위)으로, 그 이외에는 매년 번갈아가며 1, 2위를 차지해오고 있다. 자석처럼 공을 끌어들이는 그의 모습에 '마그넷정'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 신흥 사구왕 나지완이 최정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사진=MK스포츠 DB |
최정은 건강하게 복귀한 2016시즌 다시 몸 맞는 공 1위에 오르며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지난 2017년 나지완이 최정을 밀어내고 개인 최초로 사구왕에 등극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두 선수가 나란히 풀타임을 소화한 시즌 중 나지완이 최정보다 더 많은 사구를 기록한 시즌은 2017년이 처음이다.
올해 역시 나지완이 앞서고 있다. 나지완이 10개의 사구로 리그 1위에 올라있는 반면 최정은 6개(3위)로 나지완을 추격하는 모양새다.
물론 통산으로 따지면 최정이 독보적이다. 최정은 사구 기록은 무려 209개로 KBO 역대 1위는 물론 NPB(일본프로야구) 1위 기요하라 가즈히로(196개)보다 13개나 앞서 있으며 메이저리그 현역 1위 체이스 어틀리(200개)보다도 많다. 최정의 나이와 KBO의 적은 경기 수를 감안하면 더욱 압도적이다. 매년 15개씩을 추가한다고 가정했을 때 6년이면 메이저리그 기록도 앞지를 수 있다(휴이 제닝스 287개).
하지만 나지완의 페이스도 만만치 않다. 나지완은 이번
몸이 재산인 선수들에게 권장할 만한 기록은 아니지만, ‘사구 라이벌’ 최정과 나지완의 경쟁 구도는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mksports@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