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미운 오리는 백조가 되고 있다.
넥센 신인 역대 최고액인 계약금 6억원에 입단한 안우진(19), 그의 오른팔은 유명했다. 공을 던졌을 때보다 공을 던지지 않았을 때 더욱 반응이 뜨거웠다.
구단의 50경기 출전 정지 징계로 5월 말에야 프로 데뷔전을 치른 안우진은 150km대 속구로 주목을 끌었다. 하지만 평균자책점 7.14로 기대치에 미치지 않았다.
↑ 안우진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넥센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이끌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그래도 안우진은 포스트시즌 엔트리에 포함됐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패기만으로 덤비기에는 힘들다. 그래도 기회를 주면 (안)우진이가 멋지게 막아낼 것 같은 믿음과 기대가 있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의 기대대로 안우진은 180도 달라졌다. 그리고 기대 이상으로 활약을 펼쳤다. 한화와 준플레이오프 2,4차전에 등판해 9이닝 10탈삼진 무실점 무실점을 기록했다. 2승을 올렸다.
안우진은 일당백이었다. 그의 묵직한 공은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흐름은 완전히 넥센으로 넘어갔다. 번번이 좌절했던 준플레이오프 관문을 안우진의 공으로 통과했다.
안우진은 4차전에서 4회 등판해 끝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그가 선발투수 이승호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가는 것은 예상됐다. 1+1 카드였다.
그러나 안우진이 5⅔이닝을 던지는 것은 예상 밖이었다.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던 9월 20일 고척 삼성전(5이닝)보다 더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당초 안우진의 투구는 2이닝 정도로 계산됐다. 그렇지만 놀라운 역투에 굳이 빨리 교체될 이유가 사라졌다.
안우진은 “연습할 때에는 나이트 코치님께서 최소 2이닝을 막게 될 것이라고 귀띔해주셨다. 그런데 (2차전 후)이틀간 쉬었더니 체력이 회복된 데다 컨디션도 좋았다. (호투로)흐름까지 타면서 계속 던질 수 있었다”라며 “내가 경기를 끝내고 싶었는데 마지막 위기까지 잘 막으면서 이겨 정말 기쁘다”라고 말했다.
포스트시즌 전만 해도 안우진은 그저 어떤 역할이든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마음이었다.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 같다는 말에도 “나는 잘 모르겠다”라며 묵묵히 훈련에만 몰두했다.
준플레이오프 MVP에 버금가는 활약이었다. ‘빅게임 피처’로 불러도 손색없다. 그 만큼 두 번의 투구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안우진은 “(4차전 MVP)큰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다. 사실 그저 열심히 공을 던지자는 마음뿐이었다. 오늘도 같은 마음가짐으로 마운드에 올랐다”라며 “2차전 투구 당시 느낌이 매우 좋았다. 그때 잘 막았으니 이번에도 다를 게 없다며 스스로 독려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공을 던지니 결과가 좋았다”라고 밝혔다.
큰 경기에 강한 건 잘 모르겠다는 안우진이다.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고 공을 돌리는 ‘막내’였다. 그래도 가을야구가 재미있다는 건 잘 알고 있다.
안우진은 “좀 멀리 내다보고 (계산하며)투구하니 정규시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