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4번 돌아간 박병호 “타순에 맞는 역할 할 뿐”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황석조 기자] 키움 히어로즈 간판타자 박병호가 다시 선 4번 타순서 멀티히트 및 타점을 기록했다.
박병호는 19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 4번 타자로 출전해 멀티히트를 날렸다. 1회말 흔들리는 상대투수를 더 흔드는 선취 타점도 생산해냈다. 키움의 4-3 승리.
최근 시범경기 동안 키움 장정석 감독은 강한 2번 타자를 표방하며 박병호의 2번 기용이라는 파격적인 실험을 했다. 이는 그 효과에 대한 면밀한 분석 및 KBO리그 전반 흐름에 영향을 줄 정도. 특히 박병호라는 리그 최고 타자의 2번 타순 등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파장을 일으켰다. 다른 팀들의 경우에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 박병호(사진)가 19일 고척 KIA전서 4번 타자로 나서 멀티히트를 써냈다. 향후 자신의 타순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을 것임을 강조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하지만 이날 장 감독은 돌연 박병호를 원래의 자리인 4번으로 기용했다. “원래 자리서 치는 게 보고싶었다”는 이유였는데 더 정확하게는 박병호의 기용법 및 전력극대화를 다시 고민하는 눈치였다. 장 감독은 “박병호는 2번, 3번, 4번 어떤 타순에서도 잘 한다”고 이를 빗대어 설명했다.
사령탑의 말처럼 박병호는 이날 여전한 최고의 4번 타자임을 증명했다. 향후 정규시즌 선택과 결과에 관심이 쏠렸다.
경기 후 박병호는 “타순에 관련해서는 감독님과 매 경기 대화하고 있다. 4번으로 시작한다고 해서 (타순이) 끝까지 유지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소감을 밝혔다. 과거처럼 4번 타자로 정규시즌을 시작할 확률이 있음을 내비친 것. 단, 그만큼 변화의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감독님 뜻대로 (타순을) 정하는 게 중요하다. (나는) 타순에 맡게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순을 의식하지 않겠다는 뜻인데 “타순이 바뀌면 준비과정이 달라지겠지만 경기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정규시즌 개막 준비 잘 하겠다”고 각오로 이를 뒷받침했다. hhssjj27@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