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이번에 중동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내면서 절대 우방국이었던 이스라엘에는 국경을 양보하라는 제안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른 모양새인데, 어떤 속뜻이 담겼는지 송한진 기자가 자세히 분석했습니다.
【 기자 】
미국의 이번 중동 정책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경에 대한 미국의 입장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경이 지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전의 경계선을 근거로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이스라엘이 빼앗은 영토를 팔레스타인에 돌려줘야 한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입니다.
그동안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대 중동정책을 펼쳤던 미국이 처음으로 비 우방국인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준 셈입니다.
▶ 인터뷰 : 플래네이건 / 국제정치연구원
- "오바마 대통령이 중동의 아랍 국가들과 그 밖의 이슬람 세계에 안정보다는 변화를 추구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런 표면적인 움직임과는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미국은 중동 국가들에 대규모 경제지원을 약속하면서도 대신 민주주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습니다.
미국이 돈을 댈 테니 걱정 말고 체제 전복을 위한 시위를 벌여보라고 말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따라서 반정부 시위와 민주화 요구로 요동치는 중동 세계를 이번 기회에 뿌리째 흔들어서 친미로 돌려놓겠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미국의 새로운 중동 정책이 성공하려면 이스라엘의 희생과 이해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일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를 찾아가 정상회담을 하고 협조를 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송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