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구글 등이 선도하는 미국의 IT바람을 타고 예전에는 없던 완전 새로운 형태의 ‘스타트업’ 기업이 나타나 관심을 끈다. 클럽에서 자주 듣는 DJ믹스음악의 골치아픈 저작권 문제를 해결해 합법화하려는 새로운 기업이 나타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아시아판은 9일(현지시간) 음악산업의 혁신기업으로 ‘덥셋 미디어’이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DJ 믹스음악(여러 가지 노래를 섞어 하나의 노래로 만드는 방식)은 저작권료 지불이 번거로워 대형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와 레코드사들이 기피한다는 점을 이용해 믹스음악을 분석, 가수에게 로열티를 지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지난 2012년 창업한 이 스타트업의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창업한지 약 3년만에 10만 명의 사용자를 보유하는 유망기업으로 성장했다. 유니버셜 뮤직, 소니 뮤직 엔터테이먼트 등 대형 레코드사와의 계약체결 협상에도 들어간 상태다. 덥셋 미디어는 지금까지 5만 개에 달하는 믹스음악을 선보였으며 앞으로 25만 개를 추가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덥셋 미디어는 ‘믹스스캔’이란 기술을 통해 믹스음악에 어떤 가수의 노래가 몇 초동안 사용됐는지 분석한 뒤 가수에게 이에 해당하는 저작권료를 지불한다. 이로서 덥셋 미디어는 자체 라디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더 퓨처 에프엠’ (Thefuture.fm) 사이트에 DJ 믹스음악을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 DJ는 본인이 ‘샘플링’한 음악을 보다 쉽게 대중에 공개하는 대가로 덥셋 미디어에 믹스음악 수익의 5%를 지불한다.
밥 바비에르 덥셋 미디어 최고경영자(CEO)는 온라인 믹스음악 시장이 연간 12억 달러 (약1조3316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연간 1억 달러에 달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에 완전히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사용자를 더 끌어들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덥셋 미디어의 기술은 저작권료로 골머리를 앓는 가수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덥셋 미디어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사용자들이 미국 가수 마돈나의 노래가 포함된 믹스음악을 들은 횟수는 2년 동안 무려 2억400만 번에 달했다. 팝가수 레이디 가가의 노래가 들어간 믹스음악을 들은 횟수도 1억5400만 번이었다. 만약 가수들이 믹스음악에 사용된 본인 노래의 저작권료를 받았다면 그 가치는 엄청날 것으로 추정된다.
DJ들도 덥셋 미디어의 등장을
[박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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