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폭발하고 있다.
달러, 엔화 등 통화와 국제유가가 연일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때문에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커지고 이것이 다시 변동성을 더 키우는 악순환의 고리가 강화되고 있다. 한마디로 시장에 ‘변동성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 셈이다.
3일(현지시간) 달러값이 갑작스레 엔화, 유로화 대비 2%가까이 급락, 2개월래 최저치로 밀려났다. 일련의 실망스런 미국 거시경제지표때문에 그동안 나홀로 회복세를 이어가던 미국 경제마저 둔화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이로인해 당초 올해 4차례로 예상됐던 미국 기준금리 추가인상과 관련, 단 한차례의 기준금리 인상도 없을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지난주 발표된 작년 4분기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0.7%)가 부진한데 이어 3일 발표된 미국 서비스업 1월 구매관리자지수(PMI)도 경고등 구실을 했다. 시장 예상을 밑도는 수준으로 지수가 추락하면서 미국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서비스업마저 약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위기가 급속도로 확산됐다.
미 제조업은 강달러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매출과 순익 감소를 겪고 있다. 미 제조업 1월 PMI는 48.2로 2009년 6월 이후 최저치였던 작년 12월(48.0)과 별 차이가 없다. 이처럼 미 경기 진단이 어두워지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지난해 12월 금리인상 단행결정이 패착 아니냐는 지적까지 불거지고 있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과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 등 여러 석학들은 이미 금리인상 실기 가능성을 경고한 상태다. 연준 내 비둘기파로 꼽히는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3일 월스트리트저널에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들의 경제·금융 침체와 선진국들의 성장 둔화가 미국으로 전이될 수 있고 인플레이션 목표(2%) 달성도 어렵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주요 외신들은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미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지 않을 가능성이 60%라고 보도했다. 이는 연초의 5%나 일주일 전의 30%에서 껑충 높아진 수치다. 조지프 라보르가나 도이체방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와 인터뷰하면서 올해 미국이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40%로 예상했다.
달러화 약세에 엔화값도 롤러코스터를 탔다. 지난달 29일 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도입 발표후 달러당 121엔대까지 폭락했던 엔화값은 달러 급락세를 발판으로 3일 뉴욕외환시장에서 107엔선까지 폭등해 시장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 카드를 꺼내들면서 엔화값 약세를 노렸던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에게는 당황스런 시장 움직임이다. 시마미네 요시기요 다이이치생명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 경기 불투명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따른 엔저 효과가 희석되고 있다”고 말했다.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도 달러 급락 여파로 급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8.03% 치솟은 배럴당 32.28달러를 기록, 이틀 급락세에서 벗어나 급반등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3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전날보다 7.24% 오른 배럴당 35.09달러선에서 거래됐다. 감산가능성도 유가 반등에 일조했다. 이란과 러시아를 비롯해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뉴욕 = 황인혁 특파원 / 도쿄 = 황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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