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넘게 정교하게 위조 여권을 만들어 전세계에 불법 공급해온 일명 ‘닥터’가 태국에서 붙잡혔다.
‘닥터’는 이란 국적의 남성 하미드 레자 자파리란 인물로 그동안 불법 위조 여권 공급 혐의로 영국과 프랑스 호주 뉴질랜드 경찰 추적을 받아왔다. 워낙 그림자 같은 인물이라 그동안 추적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 8일 자파리를 남부 차층사오주 한 마을에서 검거했다. 체포 당시 그는 엘리수 모라레스라는 이름의 브라질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태국에서 25년 이상 머물면서 중국에서 수입한 정밀 기계를 이용해 각국 여권과 비자 등 출입국 서류를 위조해왔다. 그는 작업 비용으로 등급에 따라 1인당 4만~5만바트(170만~270만원)를 받았다.
자파리 주요 고객은 유럽과 호주, 뉴질랜드 등에 불법 입국하려는 중동 사람들을 위해 여권 위조를 알선해온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범죄 조직이다. 이에 따라 그가 위조한 여권이 국제테러에서도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파리 ‘여권 공장’에서는 무려 173개 위조 여권이 쏟아져 나왔는데 대부분 유럽국가 여권이었다.
자파리는 주로 인터넷을 통해 주문받은 위조 여권을 국제우편물로 가장해 배달해왔으며, 여러 단계 유통조직을 두는 방식으로 당국의 추적을 피해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나
경찰은 이날 자파리 진술을 토대로 위조 여권을 유통해온 파키스탄인 5명도 체포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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