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IS가 연계 매체인 아마크통신을 통해 독일 베를린의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2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아마크통신이 이날 인터넷에 게재한 성명에 따르면 IS는 “(IS 격퇴)국제연맹 참가국 국민들을 표적으로 삼으라는 요청에 IS의 한 전사가 작전에 나섰다”고 밝혔다.
19일 저녁 베를린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발생한 테러로 지금까지 최소 12명이 숨졌고 48명이 다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을 명백한 테러 공격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프랑스와 벨기에에서 IS가 저지른 테러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독일에서도 비슷한 공격이 잇따라 발생했다. 특히 테러범들이 하나같이 난민출신이여서 독일 내 이주민에 대한 반감을 키웠다. 지난 7월 독일 뷔르츠부르크 통근열차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17세 난민이 승객들에게 도끼를 휘두르는 만행을 저질렀다. 같은 달 시리아 출신 이민자가 음악축제장 근처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렸고, 10월에는 시리아계 난민이 베를린 공항 폭탄테러를 계획했다가 독일 경찰이 검거해 인명 피해를 막았다. 이들 테러 사건 모두 배후에 IS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트럭 테러를 수사 중인 독일 검찰은 사건 당일 현장에서 용의자로 체포했던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를 증거 불충분으로 석방하고 테러범을 다시 추적하고 있다. 문제는 IS와 연계된 테러 사건 상당수가 각지에 있는 ‘외로운 늑대(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이 IS사상에 도취해 자의적으로 저지르는 식이어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테러범이 잡히지 않은 만큼 추가 테러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독일 대중지 디벨트는 익명을 요구한 한 고위 경찰관을 인용해 독일 경찰이 진범의 추가 범행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테러 사건으로 메르켈 총리는 대형 악재에 부닥쳤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에서 난민 지위를 신청했던 사람이 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된다면 이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정말로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난민을 돕기 위해 매일 헌신한 수많은 독일인에게, 우리의 보호를 진정으로 필요로 하고 우리 국가에 통합하려고 애쓰는 많은 이들에게 정말로 혐오스러운 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난민 정책 문제로 집중포화 대상이 되고 있다. 연합 내각을 구성하고 있는 기독사회당의 호르스트 제호퍼 대표는 “난민 정책 수정은 테러로 희생된 사람들과 그 가족, 그리고 독일 국민들에 대한 정치인의 의무”라며 메르켈 총리를 압박했다. 기독민주당과 기독사회당 연정의 내무담당을 맡고 있는 스테판 마이어 의원은 영국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난민 정책에 대한 매우 감정적인 논쟁이 있을 것”이라며 “이 테러는 독일 내 테러의 새로운 차원을 뜻한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의 난민 정책이 통제강화 쪽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독일은 여전히 유럽 내에서 난민에게 가장 포용적인 국가다. 유럽연합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독일 난민 신청 수는 지난 11월기준 67만1420명으로 2012년(7만7485명)보다 9배 이상 폭증했다. 난민 유입이 늘면서 이들이 저지른 테러와 범죄도 증가하는 추세다.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는 ‘독일을 위한 대안(이하 대안당)’은 반난민 정서를 자극하고 나섰다. 대안당은 이번 사건을 ‘메르켈의 죽음’이라고 규정하며 “이런 범죄들이 번성할 수 있는 환경은 지난 1년 반에 걸쳐 체계적으로 수입돼 왔으며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독일 총선은 난민과 이민자에 대한 막말 등으로 점철된 미국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메르켈 총리는 “내년 선거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힘든 싸움이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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