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서울 삼성동의 대표 고층건물인 무역센터건물에선 비상 경보 발령과 동시에 경보방송이 훈련 내내 전파되고 근무하는 한국무역협회 직원들도 일제히 민방위 훈련에 동참했다. 빌딩 45~50층 고층부에서 근무중인 무역협회 직원 200여명은 오후 2시 민방공 공습 경보 발령이 울리자 피난유도요원 안내에 따라 비상계단 통해 지하 2층 대피소로 차분하게 이동했다. 이들은 지하 대피소에서 비상대응요령 지침서 안내 받고 심폐소생술 등 훈련을 받았다.
훈련에 참여한 한 무역협회 직원은 "무역센터는 입주사들이 많이 모여있는 복합시설이라 공습 뿐만 아니라 화재, 테러 등에 대해 충분한 대피가 필요하다"며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이 커지면서 경각심도 높아져 과거에 비해 훈련 참여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워낙 많고 외국인들까지 섞여 있어 민방위 관계자들이 꼽는 '통제가 어려운 곳 1위'로 꼽히는 명동 쇼핑거리도 의외로 시민들과 상인들의 훈련협조가 돋보였다. 2시가 되자 "왱~"하는 사이렌 소리와 함께 민방위 깃발을 든 통제 요원들이 명동역 입구를 일제히 막아섰다.
명동 쇼핑거리로 이어지는 명동역 6번 출구는 순식간에 발길이 묶인 시민과 관광객들로 가득 찼다.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한 많은 시민들이 20여 분간 발길이 묶여야 했지만 대부분 차분하게 훈련 통제에 따르는 모습이었다. 이날 명동의 백화점을 찾은 최순자 씨(59·여)는 "불편하긴 하지만 모두가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실제로 전쟁이 발생하더라도 혼란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인 관광객들의 표정엔 다소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에서 유학중인 데이빗 테일러 씨(25·영국)는 "갑자기 사이렌 소리가 나면서 자동차들이 길 위에서 멈추는 모습을 보고 전쟁이 난 줄 알았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첫 민방위 훈련은 1972년
[김정환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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