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의 차기 최고지도부와 국정철학을 결정하는 제19차 전국인민대표대회(당대회)가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개막한다. 이번 당대회는 외견상 시진핑 당 총서기겸 국가주석이 유임하고 리커창 총리도 자리를 지켜 10년주기 정권교체 당대회와 비교해 변화가 적지만 공산당의 집단지도체제 약화와 '포스트 시진핑'후보군 부상과 같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중국 공산당은 가뜩이나 지도자 선출 과정이 은밀한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번 당대회는 전례가 없을 정도로 불확실성속에 개막한다. 과거엔 공산당 전현직 원로들의 하계회합인 베이다이허회의와 가을철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등을 통해 권력구도의 대강이 확정됐지만 이번엔 모든 것이 백지상태다. 다만 확실한 것은 지난 5년간의 집권1기와 비교해 집권 2기 시진핑의 권력이 한층 더 강화된다는 것이다.
권력강화 시나리오는 대략 3가지로 좁혀진다. 가장 극단적인 것은 임기연장. 이번에 '7상8하'(67세는 유임하고 68세 이상은 퇴임) 규정에 걸리는 왕치산(69) 중앙기율위 서기를 최고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에 유임시킨다면 시 주석 본인도 5년 뒤 임기를 한차례 더 연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맞물려 제기되는 시나리오가 당 주석직 부활이다. 공산당은 5년에 한번 열리는 당대회를 통해 당장(黨章·당헌)을 개정하는데, 이번에 당주석 제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단순히 회의주재권을 가진 당 총서기와 달리 당 주석은 상무위 의사결정에 사실상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총서기와 비교할 수 없는 독점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이 마오쩌둥 독재 시기 문화혁명 등의 폐해를 경험한 뒤 당 주석직을 폐지했다는 점에서 이번 당대회 주석직 부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상무위원 수를 감축하는 방안은 독재에 대한 당내 반발을 무마하면서 시진핑의 권력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현재 7명체제인 정치국 상무위원을 5명으로 줄이는 방식이다. 시 주석과 리 총리를 제외한 나머지 3자리에 비서실장격인 리잔수 중앙판공청 주임 등 시 주석의 측근들을 앉힐 경우 최고지도부가 사실상 시진핑 친정체제로 운영될 수 있다. 시진핑 1기 상무위원에는 전 정권 인사들이 과반을 차지해 시 주석의 권력행사에 한계가 있었다.
'포스트 시진핑' 후보군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도 관심꺼리다. 시 주석이 임기연장을 하지 않고 5년뒤 퇴임한다면 이번 당대회를 통해 57세 이하 지도자군이 상무위원에 진입해야 한다. 그래야만 5년뒤 주석직을 물려받아 정년규정에 걸리지 않고 10년 임기를 채울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는 인물은 천민얼(57) 충칭시 서기와 후춘화(54) 광둥성 서기다. 천 서기는 시 주석의 저장성 인맥을 대표하고 후 서기는 후진타오 전 주석, 리커창 총리와 같은 공청단파 계열로 분류된다. 시 주석과 저장성에서 근무할 때부터 신뢰관계를 쌓아온 천 서기가 경쟁에서 한발 앞서있다는게 베이징 관가의 해석이다.
재임기간을 포함해 지금까지 4반세기동안 중국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해온 장쩌민(91) 전 주석과 측근들의 퇴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올초부터 이어진 성(省)급, 직할시급 지방정부 인사에서 양슝 상하이 시장을 비롯한 장쩌민 계열 당서기와 성장들이 잇따라 낙마한 데 이어 이번 당대회에선 장더장, 장가오리, 위정성 등 범 장쩌민 계열인산들이 정년 퇴임하게 된다. 측근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한정 상하이 서기가 상무위원에 도전하고 있지만, 그 역시 지난 5년간 계파색을 지우고 시 주석에 충성맹세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장 전 주석이 고령을 이유로 이번 당대회에 특별대표 자격의 참석조차 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시 주석이 경제정책에 자신의 국정철학을 어떻게 담아낼지도 관심사항이다. 5년 전 시진핑 1기 정부 출범 당시만 해도 '리코노믹스'란 말이 유행했지만, 지난해부터 이 단어가 자취를 감췄다. 중국 경제정책은 전통적으로 총리가 담당해왔는데 시장주의 성향이 강한 리 총리를 밀어내고 시 주석이 중앙재경영도소조를 주재하며 경제분야까지 직접 챙기고 나선 결과다. 특히 집권2기에 맞는 2021년은 공산당 창당 100주년으로, 시 주석은 이때까지 전면적인 샤오캉사회(小康
[베이징 = 박만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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