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서 우리 국회격인 입법회를 점거하는 사상 초유의 시위가 벌어졌습니다.
중국으로의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은 어제(1일) 반정부 시위가 격렬 양상을 띤 건데요, 영국 식민지 시절에 사용하던 영국령 홍콩기까지 입법회에 내걸렸습니다.
조경진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위 참가자 55만 명 가운데 수천 명이 홍콩 입법회 유리문을 깨부수고 난입해 회의장을 점거했습니다.
내부는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범죄인 인도 법안 철회와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구호가 곳곳에 쓰여 있습니다.
연단엔 과거 영국령 홍콩기까지 내걸렸습니다.
홍콩 범죄인을 중국 본토로 송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범죄인 인도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가 어제(1일) 홍콩 주권 반환 22주년을 맞아 한층 격화한 겁니다.
초유의 사태에 입법회는 적색경보를 발령했고, 캐리 람 장관은 새벽 4시에 기자회견을 열어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 인터뷰 : 캐리 람 / 홍콩 행정장관
- "우리가 본 것은 많은 이들을 슬프게 하고 경악시켰습니다. 시위대의 입법회 난입은 폭력과 반달리즘(파괴행위)의 극치입니다."
람 장관은 또, 현 의회 임기가 끝나는 2020년 7월에 해당 법안이 소멸하거나 자연사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송환법 추진이 무산됐음을 시사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자들이 민주주의를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불행히도 일부 정부는 민주주의를 원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해 사실상 중국 정부를 겨냥했습니다.
▶ 인터뷰 :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홍콩 상황은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시진핑 주석과도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어떤 조치를 취할지 얘기 중입니다."
무장경찰이 포위하자 시위대가 자진 해산하면서 큰 충돌은 피했지만, 사상 초유의 입법회 점거 사태는 홍콩 정국에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경진입니다.
영상편집 : 김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