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의 대선 후보 선출 3차 경선인 '네바다 코커스(당원대회)' 집계 속도가 매우 더딥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22일) 실시했지만 지금까지도 최종 개표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오늘(23일) 오후 1시 네바다 코커스는 개표율 60%입니다. 버니 샌더스 상원 의원이 46.0%로 선두를 달리고 조 바이든 부통령(19.6%)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15.3%)이 뒤쫓고 있습니다.
이처럼 느린 개표 작업은 무엇보다 1차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개표 지연과 결과 신뢰성 논란에 휩싸인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 때문으로 보입니다. 속도보다 정확성이 더 중요하다는 게 네바다주 민주당의 설명입니다.
아이오와 민주당은 기초선거구별 코커스 결과를 보고하고 집계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기로 했는데, 이 앱에 문제가 생겨 지난 3일 코커스를 치르고도 1차 결과를 이튿날 오후 늦게 발표한 데 이어 최종 결과는 6일 밤에야 나온 바 있습니다.
부티지지가 샌더스에게 불과 0.1%포인트 차로 박빙 승리했다는 것이었는데, 그나마도 양쪽 모두 재조사를 요구하는 등 파행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네바다 민주당은 당초 이 앱을 사용하려 했다가 아이오와 문제가 터진 후 이 계획을 취소하고, 아이패드와 구글 데이터 관리 서식을 활용한 집계 방식으로 급하게 바꿨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이든과 부티지지 간 신경전이 상당합니다. 60% 개표 기준 두 주자 간 득표율 격차는 4.3%포인트입니다.
바이든은 어제(22일) 저녁 초기 개표 결과가 발표된 뒤 연설을 통해 "기분이 좋다", "언론은 (우리에게) 빨리 사망 선고를 내릴 준비를 했지만, 우리는 살아있고 돌아왔다"며 2위를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였습니다.
반면 부티지지 캠프는 이날 사전투표를 기초선거구별로 취합하는 과정에 오류가 있었고 득표율 15% 미만 주자를 지지한 유권자에게 2차 투표를 할 때도 문제가 있었다며 네바다 민주당에 입장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서한에서 이들은 네바다주 내 지역구 곳곳에서 개표 과정의 문제를 신고하는 사건보고서가 200건 넘게 들어왔으며, 이 중 수십건은 사전투표 취합과 관련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민주당 측에 선거구별 사전투표와 코커스 당일 투표 결과를 공개할 것, 2차 투표에 관해 각 후보 캠프가 발견한 오류들을 수정할 것, 데이터 내 이상한 점들에 관해 설명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네바다 민주당 대변인인 몰리 포기는 미국 CNN방송에 보낸 서한을 통해 "우리는 선거구별 사전투표 및 코커스 당일 투표 결과를 따로 발표하겠다고 언급한 적이 없으며 현재 개표 발표 절차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