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창구·ATM 수수료 줄줄이 인상

■ '예대마진 줄어 수익비상' 신한·하나 이어 국민銀도

은행 창구나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통한 전반적인 은행 업무의 수수료가 일제히 오른다. 이에 따라 주로 은행 창구를 선호하는 고객들마저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으로 갈아탈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은행이 다음달 1일부터 송금·예금·ATM·외환 관련 주요 수수료를 한꺼번에 인상한다고 23일 밝혔다. 은행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수수료는 적게는 500원, 많게는 1500원까지 올린다. 송금액이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일 경우 현행 1500원에서 2000원으로, 100만원 초과 500만원 이하일 경우 2500원에서 3500원으로, 500만원 초과일 경우 2500원에서 4000원으로 각각 인상한다.
하지만 KB국민은행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 콜센터를 이용하면 송금액과 상관없이 수수료가 전부 500원으로 그대로다.
창구에서 이뤄지는 예금 관련 업무 수수료도 인상한다. 통장·증서 재발급 수수료는 2000원에서 3000원으로, 제증명서 발급 수수료도 2000원에서 3000원으로 각각 1000원씩 올린다. 특히 이러한 예금 관련 업무는 창구에서만 가능하므로 수수료 인상 부담을 고객이 그대로 떠안아야 한다. ATM 이용 수수료는 다음달 20일부터 100~200원가량 오른다. 다른 은행 ATM을 이용해 출금하는 경우 100원 오르며 계좌 송금도 100만원을 초과하면 수수료를 1000원에서 1200원으로 인상한다.
그러나 기존에 수수료를 전혀 받지 않던 인터넷이나 모바일 해외 송금은 다음달 20일부터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라 고객의 반발이 예상된다. 인터넷·모바일 해외 송금 시 5000달러 이하는 3000원, 5000달러 초과는 5000원의 수수료를 새롭게 부과한다. 그럼에도 창구 거래 시 해외 송금 수수료와 비교하면 여전히 인터넷·모바일 해외 송금이 훨씬 저렴하다. 창구에서 송금하면 5000달러 이하는 1만~1만5000원, 1만달러 이하는 2만원, 1만달러 초과는 2만5000원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현재 수준의 수수료를 유지해왔으나 물가 상승과 다양한 서비스 제공에 따른 비용을 감안해 수수료를 현실화했다"며 "온라인 채널을 통한 수수료 혜택은 유지돼 고객의 온라인뱅킹 이용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KEB하나은행도 지난 13일부터 하나은행 ATM을 이용해 다른 은행으로 이체하는 경우 영업시간 기준 기존 800원에서 1000원으로, 영업시간 외에는 900원에서 1000원으로 수수료를 각각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최근 오프라인 은행 업무 수수료를 일부 인상했다.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10만원 초과 100만원 이하일 경우 1000원에서 2000원으로 올렸고 ,ATM을 이용해 다른 은행으로 이체할 때 10만원을 초과할 경우 800원에서 1000원으로 인상했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이용 시 당행 이체 수수료 면제, 타행 이체 수수료 건당 500원은 그대로 가져가기로 했다. 예외적으로 우리은행은 올해 수수료를 현재까지는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말까지 인터넷뱅킹 이체 수수료를 전면 면제하기로 해 주목된다. 다른 시중은행이 수수료를 인상하는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지만 오프라인 고객을 온라인뱅킹으로 유도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한다. 지금까지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가 인터넷뱅킹을 통해 타 은행으로 돈을 이체하면 건당 수수료 500원을 부과해왔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현재 스마트폰을 활용한 모바일뱅킹에서 타행이체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는데 이를 인터넷뱅킹까지 확대했다"며 "단순히 특정 통장을 개설해야만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것과 달리 모든 인터넷뱅킹 고객에게 차별 없이 수수료 면제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서비스는 이벤트성으로 올해 말까지만 진행되므로 한계가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올해 3월부터 일부 예금상품과 관련된 수수료를 인상하거나 면제 혜택을 없애기도 했다. 또 작년부터 은행권 수수료 현실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국씨티은행의 ATM 수수료는 영업시간 외 타행이체 시 10만원 이하는 700원, 10만원 초과는 1000원이다.
[김효성 기자 /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