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에서 공급하는 아파트 용지를 분양받으려는 건설사들은 과거 어느때보다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기도 성남 한국토지주택공사(LH) 오리사옥에서 열린 '2017년 공동주택용지 공급계획 설명회'는 건설사, 개발업체, 자산운용업체 등에서 몰린 참석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 LH에 따르면 이날 설명회에 온 사람은 약 700명. 지난해 열린 설명회 참석자가 약 300명이었으니 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수도권 가용 택지가 급격히 줄어드는 데다가 저금리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한발 앞서 먹거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다.
행사가 열린 사옥 3층 대강당에서는 미리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이 바닥에 앉거나 통로에 서서 설명을 듣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지난해는 공동주택을 포함한 전체 개발사업 관련 용지에 대한 설명회가 합동으로 진행됐던 터라 이날 운집한 사람들 규모에 주최측인 LH도 내심 놀라는 분위기다. LH 관계자는 "당초 예년 수준의 인원을 예상하고 장소를 마련했는데 예상보다 훨씬 많이 참석했다"며 "아파트를 지을만한 땅이 워낙 부족해지고 있어 업계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LH가 신도시와 신규 택지개발을 중단하면서 공동주택용지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LH에서 공급하는 땅은 시장성이 검증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유망한 용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 대응전략을 마련하고자 참석했다"고 말했다. 행사장 입구에 비치된 명함통에서는 대기업, 중소·중견 건설사를 포함해 설계업체, 공인중개사무소, 증권사, 자산관리업체 등 다양한 업계 사람들 명함이 수북히 쌓였다.
LH는 올해 전국적으로 108개 필지 406만㎡ 규모(계약 기준)의 공동주택용지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공급물량(408만4000㎡)과는 비슷한 수준이나 2014년 782만6000㎡, 2015년 695만㎡에 비해서는 많이 줄었다.
올해 공급될 용지 중 업계 관심이 쏠리는 곳은 단연 수도권 요지다. 위례지구, 성남고등, 화성동탄2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다들 직주근접성이 뛰어나고 주변 기반시설이 잘 돼 실거주자 관심과 투자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화성동탄2를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은 1000가구 미만이 입주할 소형 택지인 탓에 참석자들은 "업계 요구보다 턱없이 부족하다"며 볼멘 소리를 냈다. LH 관계자는 "설명회 열기를 감안할 때 실제 분양에서도 유래 없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올해 공급용지 중 34필지 99만㎡는 추첨을 통해 일반매각하고 20필지 87만㎡는 뉴스테이, 공공임대리츠 등 건설사들이 LH 사업에 참여하거나 시공사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매각한다. 이 외 54필지 220만㎡는 대행개발·설계공모·민간참여공동사업 등을 위한 용지로 이미 매각대상이 확정돼 있다.
[정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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