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매수세에 대형 정보기술(IT)주가 오랜만에 깜짝 반등했다. 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17% 오른 4만4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SK하이닉스는 3700원(4.95%) 오른 7만8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경기변동주로 분류되는 IT주는 긍정적인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과 터키발 신흥국 위기 리스크에 계속 하락세였다. 삼성전자는 20일 52주 신저가를 찍기도 했다. 그러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면서 21일 기관 매수세가 몰려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오랜만에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IT대장주들이 살아나면서 삼성전기는 전일 대비 7.49%, 삼성SDI도 전일 대비 4.33% 동반 상승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 이사는 "올해 IT 대형주들의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 수준이었는데 밸류에이션은 사상 최저치까지 떨어지면서 저가 매수가 몰렸다"며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이익 증가율은 IT섹터가 제일 높았던 점을 고려하면 실적 모멘텀으로 주가가 장기적으로는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외부경제 요인과 더불어 그동안 대형 IT주의 주가를 끌어내린 것은 반도체 고점 논란이었다. SK하이닉스가 2분기 사상최대의 실적을 낸 와중에서도 D램 수요가 둔해지면서 올해 말부터는 반도체 가격이 하락할 것이란 우려에 기관과 외국인들은 계속 IT주를 매도했다. 김 이사는 "그동안 반도체 가격이 고점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 많았는데 반도체 사업 구조가 서버 등을 중심으로 한 기업간거래(B2B)로 재편되면서 반도체 수요는 계속 견조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반도체 슈퍼사이클 중에 단기적 가격 하락이 있어도 큰 추세는 상승 국면이 유지되는 것이라 IT 기업 주가 역시 본격적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대형주가 21일 반등했지만 지난 한 달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의 시가총액은 크게 쪼그라들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0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502조원으로 지난달 20일(1531조원) 대비 28조원 이상 감소했다. 지난 16일에는 1497조원을 기록하면서 1년3개월 만에 1500조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전기전자(IT)는 한 달 새 시가총액이 475조원에서 435조원으로 40조원 이상(8.49%) 줄어들었다. 금리인상기에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던 금융주들 또한 약세를 면하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4배, 1.2배로 2016년 12월 수준에 근접했다"고 말했다.
[김제림 기자 / 박윤구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