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기에 가까운 긴 장마와 끝없이 이어지는 폭염.
아열대에서나 볼 수 있는 날씨인데요.
이 같은 한반도의 아열대화가 생활 방식 전반에 큰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팔팔 끓는 동태탕.
삼복 더위에도 얼큰하고 개운한 국물을 찾는 손님의 발길이 꾸준합니다.
하지만 이 동태들은 외국에서 왔습니다.
▶ 인터뷰 : 양영자 / 식당 대표
- "(요즘에는) 우리나라 동태가 별로 없어요."
냉대성 어종인 명태가 따뜻해진 바닷물에 밀려나 우리 바다에서 자취를 감춘 건 2008년.
최근 3년간 어획량은 전무합니다.
그 자리를 채운 건 갈치와 고등어입니다.
참조기와 같은 난대성 고급 어종을 식탁에 올릴 기회가 생긴 것도 아열대화의 영향입니다.
▶ 인터뷰(☎) : 서영일 / 국립수산과학원 박사
- "참조기와 같은 경우는 자원이 많은 상황입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점점 증가해서 많이 잡히고 있습니다."
의복 소비 습관도 바뀌었습니다.
비가 왔다가도 금방 햇볕이 내리쬐는 날씨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필요한 옷을 그때그때 사 입을 수 있게 하는 스파 브랜드도 급성장했습니다.
▶ 인터뷰 : 황우일 / 이랜드 과장
- "계절이나 기후나 경향에 맞게 즉각 기획해서 바로 생산해 팔 수 있도록…. 2주마다 신상품이 공급되고 있습니다."
길어진 여름 때문에 빙과류 시장의 성장 추세는 끝이 없습니다.
▶ 인터뷰 : 정시주 / 허수연 (직장인)
- "사무실이 너무 더워서 먹으면서 일하려고 나왔어요"
▶ 인터뷰 : 조병원 / 나뚜루 홍보담당
- "사무실 냉방도 제약이 많아지다 보니까 고객들이 낮부터 아이스크림 전문점을 찾아 주고 계시고요, 고객들이 전년보다 20% 정도 증가했습니다."
기후 변화가 산업과 경제 생활의 변화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로 등장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