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기업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자산 규모 3000억원 이상 비상장 계열사에도 의무적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아울러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계열사 15개에는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롯데그룹은 12일 오전 열린 지배구조개선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경영 투명성을 높여나가겠다고 약속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현행 상법상 경영진과 지배주주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을 견제하는 사외이사는 상장사와 금융회사에 의무적으로 두고 있다. 그럼에도 롯데는 자발적으로 자산 3000억원 이상 비상장 계열사에도 사외 이사를 둬서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나섰다.
이에따라 사외이사를 둔 롯데 계열사는 현재 14개에서 25개로 늘어난다. 사외이사제가 신설되는 계열사는 롯데물산과 롯데건설, 롯데알미늄, 코리아세븐, 롯데리아, 롯데상사, 한국후지필름, 롯데로지스틱스, 대홍기획, 롯데자산개발, 부산롯데호텔 등 11개다. 이와 함께 롯데는 자산1조원 이상 계열사 15개의 전체 이사수중 25% 이상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그 숫자를 늘린다고 밝혔다.
의사결정의 투명성과 전문성, 신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한 위원회 제도도 대폭 강화한다. 우선 자산 1조원 이상 계열사에 일괄적으로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한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기존 계열사 5개에 10개가 추가된다.
아울러 비상장사 호텔롯데와 롯데홈쇼핑, 매출 2조원에 못미치는 상장사 롯데푸드에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추가로 설치한다. 이는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와 금융회사에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제도다.
현재 롯데손해보험과 롯데하이마트에서 운영중인 성과·보수위원회는 롯데카드, 롯데캐피탈 등 금융회사에도 확대된다.
사외이사제도와 위원회 제도의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운영을 위한 방안도 마련된다. 사외이사 중에서 위원회 위원장을 선임하고, 위원회 활동 내역을 공개하기로 했다.
롯데는 신 회장 등 그룹 최고 경영진과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추진해 사외이사와 위원회 위원 등 외부 인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창구를 만들기로 했다. 사내외 교육기관을 활용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지속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의 분리, 외부전문가의 사외이사 추천제 도입,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
이봉철 롯데정책본부 지원실장은 “주주가치 제고, 책임경영과 재무 투명성 강화, 준법경영 시스템 구축, 옴부즈맨을 비롯한 외부감시제도 등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외부 감시와 대외 소통을 강화해 글로벌 기준에 걸맞은 경영 체계를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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