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미국 콜로라도주에 위치한 태양광발전소를 사들이며 미국 대체에너지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21일 전력업계와 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미국 콜로라도주 코젠트릭스(Cogentrix) 태양광 발전소를 3000만달러(약 33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이달 중으로 미국 뉴욕에서 체결할 것으로 확인됐다. 한전이 사들이게 되는 발전소는 30메가와트(MW) 규모의 콜라도주 남부 알라모사에 위치하고 있으며 지난 2012년 완공됐다. 30메가와트는 1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용량이다.
조환익 한전 사장이 직접 미국을 방문해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이 이뤄지는 발전소는 지역 전력회사 등과 발전계약을 체결하고 있어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이 전력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현재 해당 발전소는 사모펀드인 칼라일이 발전소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번 계약은 칼라일과 한전 사이에 이뤄진다.
칼라일은 에너지업체인 코젠트릭스를 지난 골드만삭스로부터 사들였다. 이번에 한전에 매각하는 발전소는 코젠트릭스가 운영 중인 발전소 중의 한 곳이다. 규모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번 계약으로 한전은 미국 대체에너지 시장에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게 됐다는 의미가 크다.
한전은 전세계 22개국에서 총 37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나 대부분이 신흥시장 등에서 이뤄지는 사업이다.
이 때문에 한전은 최근 수년간 사업 포트폴리와 다변화 등을 위해 선진국을 중심으로 대체에너지 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타진해다.
이와 함께 파리 기후변화협약 등과 함께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도 한전이 대체에너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다. 기존 화력 등의 수요에 비해 대체에너지 등의 수요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한전은 발전자회사를 포함해 발전·송·배전 등에 집중하던 것에서 벗어나 핵심 역량을 대체에너지를 비롯한 에너지 신산업으로 옮겨가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성과는 사실 많지 않았다. 한전의 투자 방향과 맞는 사업을 찾기 힘든 것도 있지만 투자와 관련된 각종 심의 등을 통과하지 못하는 등 예상치 못한 난관이 곳곳에서 터져나왔던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미국 풍력발전소 인수다. 당시 거래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좌초됐다. 당시 KDI 등 실시단은 한전이 예상한 이익률이 낮다는 점과 현지 발전량이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는 점 등을 문제삼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해외 발전 사업 투자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였다”고 설명했다.
이렇다보니 한전의 북미시장 실적은 지난 6월말 캐나다에서 파워스트림과 함께 북미지역 마이크로그리드 사업 추진에 나선 것이 사실상 전부였다. 마이크로그리드란 특정 지역에서 태양광·풍력 등으로 생산한 전기를 ESS(전기저장장치)를 통해 보관한 뒤 이를 활용하는 소규모 전력망 사업이다. 한전은 당시 “파워스트림과 함께 북미시장 본격 전개에 나설 것”이라며 “전체 330억달러 규모인 전세계 마이크로그리드 시장의 절반 규모인 130억달러를 차지하는 북미 시장을 대상으로 수주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번 태양광 발전소 인수를 통해 한전이 미국을 비롯한 북미시장에서 추가적인 인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전은 지난해 영업이익 11조346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영업이익 6조309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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