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성수기를 앞두고 글로벌 IT업체들이 잇따라 VR(가상현실) 기기를 출시한다. 이에따라 삼성전자를 비롯해 국내외 IT업체간 가상현실기기 대격돌이 펼쳐질 전망이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소니는 오는 13일 전세계적으로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4(PS4)용 VR기기인 ‘PS VR’을 출시한다. 구글은 오는 11월께 ‘데이드림 뷰’라고 하는 VR기기를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 소니 ‘PS VR’ |
소니 관계자는 “사용자가 한정된다는 한계가 있지만 콘텐츠의 한계는 없다”며 “지난해 하드웨어를 출시할 수도 있었지만 콘텐츠와 함께 내놓기 위해 1년 정도 준비 기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가격을 49만 8000원대로 책정한 PS VR은 60개 이상 콘텐츠가 올해 연말까지 발매될 예정이다. 230여개 회사가 PS VR용 콘텐츠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IHS에 따르면 2015년 400만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이 2020년 810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2020년엔 소비자들이 VR기기를 구매하는데 79억 달러(8조 7830억원)을 지출하고, 관련 콘텐츠를 사들이는데 33억 달러(3조 6690억원)을 쓸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조사업체 디지캐피탈은 지난해 약 40억 달러(5조 원)였던 가상현실 시장이 2020년에는 1500억달러(약 185조원)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글로벌 IT사들도 잇따라 관련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추세다. 단돈 5달러 짜리 VR기기(카드보드)를 내놓아 VR의 대중화에 나섰던 구글은 이번에 ‘데이드림 뷰’란 제품을 선보인다. 카드보드가 종이를 조립하는 형태의 장난감에 불과했다면 데이드림 뷰는 구글이 내놓은 제대로 된 하드웨어 제품이다.
데이드림 뷰는 패브릭 커버로 돼있어서 디자인 측면에서도 차별화 된다. 피부에 닿는 느낌이 다른 플라스틱 재질의 VR기기에 비해 좋을 뿐만 아니라 무게도 30% 가량 가볍다. 가격도 다른 제품보다 저렴한 80달러 정도다.
업계에서 데이드림 뷰가 파급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단순히 이런 기계적인 측면 때문만은 아니다. VR 시장을 잡기위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 VR모드를 탑재하고 기존 파트너사들이 자연스럽게 ‘구글의 VR생태계’에 들어오도록 유도했기 때문이다. 일명 ‘데이드림 플랫폼’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올해 가을부터 데이드림을 지원하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출시할 것”이라며 “삼성전자, HTC, LG전자, 화웨이, ZTE, 샤오미, 아수스 등 다수 하드웨어 업체들이 데이드림 레디 스마트폰을 생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뉴욕타임스, 훌루, 넷플릭스, MLB, CNN 등 외에 EA, 유비소프트를 포함한 10개 게임 개발사가 데이드림 생태계 초기 파트너로 이름을 올렸다”고 덧붙였다.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처럼 시장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진 않다. 그러나 글로벌사들과의 협업을 통해 흐름에 뒤쳐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VR시장 규모는 2015년 9636억원에서 올해 1조 3735억원으로 늘어나고, 2020년엔 5조 7271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오큘러스와 함께 ‘기어VR’을 내놓고 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기어VR은 스마트폰을 기기에 부착해 사
LG전자도 ‘360vr’이란 VR기기를 출시한 상태다. 다른 주요 제품들이 특정 스마트폰에 한정되는 것에 반해 360vr은 디바이스 제약이 없다는 것이 장점이다.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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