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슈퍼모델 선발대회로 데뷔 후, 서울컬렉션을 포함한 수많은 브랜드 패션쇼 무대에 섰던 그녀가 그동안 미니홈피를 통해 자살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여러번 남겨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김유리는 지난 2005년 8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자살'이라는 제목으로 “자살은 비겁한 자의 마지막 비겁한 행동이다. 하지만 비겁하지 않으면 끔찍한 일과 맞닥들이게 되는 걸”이라는 구절과 함께 누군가가 손목을 긋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또 2007년 4월에는 “너희들이 밥 한 공기 먹을 때 우린 밥 반 공기 먹으면서 저녁 6시 이후로는 물도 입에 대지 않았다. 너희들이 말로만 살 빼야한다고 난리칠 때 우린 줄자로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을 재면서 스트레스 받아야했다. 톱이 되지 못해 울면서 모델계를 떠난 사람들이 몇이나 되는지 아니?”라며 모델 활동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이어 최근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백번을 넘게 생각해보아도… 세상엔 나혼자 뿐이다”라며 회의감과 외로움을 토로했다.
모델 김다울은 2008년 뉴욕매거진의 ‘주목해야 할 모델 톱 10’에 선정된데 이어 2009년에는 ‘아시아 모델 페스티벌 어워즈’에서 패션모델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로 인정받았으나 심각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2009년 9월 프랑스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패션모델, 화가, 작가, 다큐 필름 제작, 패션 디자인 등 많은 예술적 일들을 일찍 시작한 김다울은 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 치열한 삶을 살아왔으나, 순수한 열정으로 매진한 일들이 상업적 마인드로 비추어 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세와 상업적인 조건들이 연결되지 않으면 인정받기 힘든 현실에 대해 많은 상처를 받았다는 것.
당시 고인의 소속사 에스팀은 “김다울이 또래와 같은 평범한 생활을 할 수 없는 자신에 대한 상실감과 정상에 오르기 전 가졌던 기대치, 그리고 정상에 오른 후 느끼는 괴리감 등으로 인해 너무나 큰 정신적 혼란과 방황을 겪었다”며 “그로 인해 지금 최고의 위치가 되어 밑으로 하락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자살의 이유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2007년부터 패션쇼에서 모델로 활동한 김지후는 “외롭다. 힘들다. 화장해서 뿌려달라”고 쓰인 찢어진 종이를 남긴채 서울 잠실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지난해에는 레이싱 모델 출신의 가수 이혜린(예명 유주)가 평소 우울증으로 힘들어 하다 자택에서 자살했다. 그녀는 2000년 잡지 모델로 데뷔해 걸그룹 ‘쎈(SSEN)’으로 활동했으나 심각한 우울증으로 삶을 마감했다.
지난 2007년 이사벨 카로는 “모델계가 여성 모델들에게 마른 몸매를 강요하는 관습이 많은 여성 모델들을 심각한 다이어트로 내몰고 있다” 며 여성 모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관습은 사라져야 한다
지난해 루이비통, 베르사체, 휴고보스, 버버리 등의 명품 브랜드의 메인 모델로 활약했던 모델 톰 니콘도 투신자살했다. 특히 톰 니콘은 밀라노 패션 위크가 시작을 몇 시간 앞두고 우울증으로 아파트 4층에서 투신자살해 전 세계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전현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