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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훈은 “넷이 할 때는 넷 의견을 종합해서 정제된 걸로 선택을 하는 과정으로 앨범을 완성해 왔다. 이번에 처음으로 프로듀싱을 직접하며 내 선택에 대한 의구심 많이 들었던 것이 사실”이라며 정규 앨범 작업과정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성훈은 브아솔 멤버들에 대해 “물론 나는 좋은 형들과 같이 하는 것 자체로 복 받은 사람이지만 넷이 함께 할 때는 늘 함께 하기에 사실 고마움이라는 걸 직접적으로 느끼기가 어렵다. 혼자 하다보니 기댈 수 있는 곳에 형들 밖에 없더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어 “브라운 아이드 소울과 반대되는 실험은 하지 않았다. 솔직히 내 목소리가 튀는 타입이라 2집 이후에는 톤을 많이 다운시키기만 했는데 솔로 앨범이다 보니 여과없이 내 나름의 개성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만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성훈의 첫 솔로 앨범은 에스프레소 처럼 농밀한 그의 보이스 컬러로 표현 가능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담고 있다. 앨범 전반부는 그루브가 강하고 톡쏘는 듯 신맛이 나지만 후반부로 갈 수록 잔향이 길게 남는 곡들이 등장한다.
앨범 작업과정에서 미국여행은 큰 영감을 안겼다. “작년에 전반기 투어를 마치고, 처음으로 미국 혼자 갔었다. 혼자서 뭔가 도전하고 하는 타입이 아닌데, 그랜드캐넌, 라스베가스를 혼자 다니면서 묘한 기분에 휩싸였던 시간이었다. 돌아오는 비행기를 기다리며 LA 공항에 앉아있는데 3시간 만에 연달아 3곡을 완성했다.” 실제로 성훈의 앨범에 수록된 ‘페일 인 러브’(Fail in love)와 ‘언제까지나’ 또 후배 팀 아이투아이의 노래 ‘기억해줘’가 그때 나왔다.
두 번째 미국행은 또 다른 충격을 안겼다. “곽윤찬씨의 ‘아임 멜로디2’(I'm Melody2) 녹음 차 방문한 미국에서는 녹음 방식 자체의 차이를 경험했던 것 같다. 순수하게 음악을 즐기는, 만들어지지 않은 무언가에 대한 충격이었다.”
앨범이 만들어지는 과정 중에는 역시 브아솔 멤버들의 힘이 가장 컸다. 먼저 나얼이 자켓디자인을 맡았고 코러스까지 참여했으며 정인과 듀엣으로 부른 ‘그와 그녀’는 영준이 가사를 적었다. 브아솔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린 돈스파이크와 에코브릿지 역시 편곡과 코러스 등 앨범 작업 깊숙한 곳에 촘촘히 녹아들어 갔다.
“‘메리미’(Marry me)는 나얼씨와 돈스파이크의 코러스가 있느냐 없느냐의 엄청난 차이가 나는 노래다. 영준씨가 써준 ‘그와 그녀’ 가사는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영준씨가 이틀만에 완벽하게 해결해 준 곡이다. 정엽씨는‥음, 뮤직비디오 촬영날 삼계탕을 쐈다. 하하”
앨범에 들인 공과 완성도에 비해 성훈의 기대는 소박하다. “어떤 방식으로든 평가를 받고 싶다는 생각이다. 뭐 수면위에 올라와야 평가를 받는 거 아니겠냐.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 만으로도 만족한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리면 ‘성훈이라는 사람이 브아솔이 아닌 또 다른 음악을 하는 구나’ 이 정도면 좋겠다. 이건 분명히 욕심이다.”
“나이가 들어가면 갈수록 음악을 통해서 얘기꺼리가 많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성훈의 바람은 그의 앨범 트랙리스트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성훈의 소박한 바람치고 이번 앨범은 17곡이라는 풍성한 트랙들로 채워진 것. R&B 발라드는 물론, 소울, 재즈, 가스펠, 일렉펑키, 랩, 네오소울, 클래시컬 퓨전 까지 다채로운 장르가 넘쳐난다. 특히 ‘메리 미(Marry Me)'는 러브 세레나데의 대표작인 정엽의 ’낫씽 베터(Nothing Better)'의 뒤를 이을 사랑의 노래로 벌써부터 반응이 뜨겁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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