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송초롱 기자] 과거, 힙합 음악이라고 하면 흑인들이 하는 강하고 거친 비주류 음악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대중들이 힙합을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힙합 열풍은 2014년, 콜라보레이션, 피처링,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갔다.
음원차트 성적만 보더라고 상위권을 힙합 장르들이 장악한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올해 월간 음원차트 상위권(멜론차트 기준, 1위부터 10위까지)을 살펴보면, 1월에는 빈지노 ‘달리 밴 피카소’, 2월에는 개리 ‘조금 이따 샤워해’, 4월에는 매드클라운 ‘견딜만해’, 6월에는 산이 ‘너 왜이래’, 7월에는 산이와 레이나는 ‘한여름 밤의 꿀’, 정인과 개리 ‘사람냄새’가 이름을 올렸다.
8월에는 산이와 레이나 ‘한여름 밤의 꿀’, 산이 ‘보디랭귀지’, 9월에는 아이언 ‘독기’, 바비의 ‘연결고리 #힙합’, 산이와 레이나 ‘한여름 밤의 꿀’ 등이 차례로 이름을 올렸다. 10월에는 개코 ‘화장 지웠어’, 11월에는 에픽하이 ‘헤픈엔딩’ 등이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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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성 강한 메시지를 담았던 과거와 달리 최근 힙합곡들의 주 이야기는 사랑이다. 산이와 레이나의 ‘한 여름밤의 꿀’이나 정인과 개리가 부른 ‘사람냄새’ 에픽하이의 ‘헤픈엔딩’, 소유&매드클라운 ‘착해빠졌어’ 등은 여성 보컬을 앞세워 대중들에게 다가갔다. 메이저와 마이너 구분 없이 여성 보컬과 래퍼들의 콜라보레이션 작업이 많아지면서 친근하면서도 다양한 언더 래퍼들을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이다.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 역시 힙합 부흥에 한 몫 했다. 초반에만 해도 럭비공같이 어디로 튈지 몰랐던 래퍼들 때문에 논란만 일으켰던 ‘쇼미더머니’는 꾸준히 시즌을 이어가면서 힙합 대중화에 이바지했다. ‘쇼미더머니’에서 등장한 경연곡이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것을 넘어서 음원차트를 장악하고 매회 화제가 끊이지 않았다. ‘쇼미더머니’를 통해서 발굴해 낸 흙 속 진주같은 래퍼들도 많았다. 아이언의 ‘독기’같은 경우는 프로그램이 끝난지 한참이 되었지만 아직도 음원차트에서 롱런을 하고 있다.
힙합 인기가 높아진 것은 ‘쇼미더머니’ 시청률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시즌1과 시즌2 당시엔 평균 1%의 시청률도 넘기지 못했지만 이번 시즌3는 평균 시청률 1.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전통 힙합이 사라진 채, 편집된 힙합이 대중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콜라보레이션이라던지, 전통 힙합이 아닌 다른 장르와 재결합 힙합음악들은 주객전도가 된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송초롱 기자 twinkle69@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