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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쿄 번화가 뒷골목의 한 조그만 식당. 주인인 마스터(코바야시 카오루)는 자정부터 아침 7시까지 손님들에게 음식을 해준다. 깡패, 게이 등 범상치 않아 보이는 손님들. 하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게 마주할 수 있는 인물군이다.
영화 ‘심야식당’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 일부가 담긴다. 우리네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들의 이야기는 상처와 소통, 치유의 과정 등을 담은 코스 요리처럼, 관객을 ‘스크린 식탁’으로 안내한다.
‘나폴리탄’, ‘마밥’, ‘카레라이스’이 이 영화의 주요 구성 요소다. (비록 불륜남이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 시골에서 올라와 힘든 도시 생활을 견디는 이, 과거 때문에 다가오는 사랑을 밀어내는 이의 이야기가 음식과 함께 버무려져 소개된다.
사실 마스터가 만들어낸 요리는 거창해 보이진 않지만, 사람들의 이야기와 함께 관객의 흥미를 돋우기에 적당하다. 그의 요리는 상처를 치유하고, 사랑하게 하며, 삶을 유지하게 하는 존재로 비친다.
마스터와 심야식당은 고된 하루에 지친 사람들의 허기와 마음을 달래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마스터의 과거가 신비스럽고 궁금해할 법도 하지만, 그냥 그 존재 자체만으로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충분한 위안이다. 영업시간 내 언제 가도 너무 붐비지 않고 딱 적당한, 모두가 한 마디라도 섞을 수 있는 이런 단골 식당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이 생기는 이유가 아닐까.
한국은 지금 TV를 틀면 여기저기 나오는 셰프 전성시대다. 음식이 맛나
240만부를 판매한 아베 야로의 만화 ‘심야식당’이 스크린으로 옮겨졌다. 이에 앞서 드라마와 뮤지컬로도 만들어져 호평받았다. 120분. 12세 이상 관람가.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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