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특수한 상황이라도 현실을 베이스로 깔고 연기하려고 해요. 연기를 한다고 제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없잖아요. 저에서 시작해서 캐릭터를 끄집어내서 표현하려고 해요”
배우 류현경이 작품에 임하는 마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른 역할을 맡지만, 여성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눈물과 웃음을 자극하는 데는 류현경 본인에게서 캐릭터를 잡기 때문이었다.
여릿여릿한 체구와 선한 눈빛으로 말을 조곤조곤 내뱉는 류현경의 모습은 그가 출연한 영화 ‘쓰리 썸머 나잇’의 지영과 많이 닮아 있었다. 지영은 극 중 욕을 쏟아내는가 하면 해구와 달수에게도 모질게 대하는 것 같지만, 알고 보면 그들을 위하는 마음도 컸고, 누구보다 남자친구 명석(김동욱 분)을 믿어주는 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차를 타고 친구들과 바다를 떠난 남자친구 명석을 따라 해운대에 가지만, 과거 뒤엉킨 사건으로 인해 밧줄 신세를 지게 된다.
극 중 지영은 “명석이 사시에 붙을 때까지 놀지마” “이런 잉여들”이라는 말을 거침없이 내뱉고 막힌 속을 뻥 뚫어줄 만큼 시원한 욕으로 보는 이들에게 청량감을 안긴다. 류현경은 “욕 장면은 대본에 XXX라고 나와 있는데, 친한 분 불러서 욕을 받아 적으면서 외워서 공부했다. 평소에는 욕을 그렇게 하는 일이 없지 않은가”라며, 속이 시원하다든 말에 “욕을 더 해드렸어야 했나”고 답하며 웃었다.
이번 작품에서 류현경은 낯가림이 심한 세 남자와 촬영했다. 그는 “임원희와 김동욱은 원래 낯가리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손호준도 심하더라. 셋이 낯가리는 게 너무 웃겼다. 촬영장에서 거의 나만 얘기 하더라”라며, “나는 낯가리는 성격이 아니다. 불편한 자리 아니면 성격 자체가 밝은 편이다. 물론 그 때 그 때 다르지만”이라고 털어놨다.
“셋 중 명석이라는 캐릭터가 이상형에 가깝다. 좋은 구석이 있으니 지영이 8년이나 연애를 하지 않았을까(웃음). 처음에는 명석이 지영을 사랑하느냐는 물음에 망설이지만, 위기에 처하니까 절박해 하며 모든 것을 쏟아 붓지 않다. 영화를 찍으면서도 지영과 명석이 감정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다.”
실제 류현경은 지영이처럼 해운대에는 가지도 않을 것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저는 그 상황에서 안 따라 갔을 거지만, 지영이는 명석을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며 “근데 그런 연애에 대한 기억이 안 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코미디 영화를 하면서 코미디는 웃기려고 하는 게 아니라,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 코미디가 되는 것이라는 말이 맞다는 것을 알았다. 임원희가 그 말을 했는데. 진지함 속에서 코미디가 되는 것이라고 하더라.”
뿐만 아니라, 류현경은 작품을 할 때는 언제나 설렌다고 털어놨다. “떨린다는 생각보다 설렌다. 누구나 있을 것이지만, 촬영장 전에도 찍기 전에도 개봉 앞두고도 설레고 기쁜 감정이 크다”며 “연기를 할 때 스태프들이 1차 관객이다. 스태프들이 즐겁게, 같이 느끼는 순간이 있는데 정말 기분이 좋다. 희열이라고 말하면 거창하고 기분이 좋다”고 털어놨다.
“제일 신경 쓴 부분은 마지막에 명석과 얘기하는 장면이다. 시나리오에는 화해의 장면이 아닌 것처럼 그려지고 극 중 내용이 없었다. 지영이와 명석이 서로에게 얘기하는 장면이었는데, 감독과 김동욱과 대본을 고치면서 쓴 장면이라 특히 좋더라. 신경을 가장 많이 썼기 때문에 관객들이 극에 맞게 잘 봐줬으면 좋겠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