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최윤나 기자] 솔로천국 커플지옥, 혹은 커플천국 솔로지옥. 현대사회는 사람들에게 철저히 혼자이거나 둘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 비슷한 시선을 강요한다. 과연 사람은 홀로 살 순 없는 걸까? 혹은 사랑을 하지 않고 사는 게 과연 인간에게 득이 되는 일이 될 것인가.
‘더 랍스터’는 그 답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상황에서 변화하는 관계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유예기간 45일, 그 안에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로 변하게 되는 기묘한 커플 메이킹 호텔에 어느 날 데이비드(콜린 파렐 분)가 입주한다. 이미 과거에 그곳에서 짝을 찾지 못해 개로 변해버린 형과 함께 호텔로 들어선 데이비드는 만일 45안에 커플이 되지 못하면 랍스터로 변하겠다고 말한다. 이유는 랍스터가 100년을 살며 자신이 바다를 좋아하기 때문이라 말하는 그는, 형과는 다르게 그 호텔에서 꼭 커플을 이뤄 나가리라 다짐한다.
쉽게 적응할 수 없을 정도로 기묘한 호텔 안에서, 데이비드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짝을 찾으려 노력한다. 그러나 그가 짝을 찾는 데 있어 전제조건은 사랑이 아니다. 45일이라는 기간을 맞추기 위해 그는 마음에 없는 여자와 커플이 된다. 이후 그 사실을 깨달은 여자의 분노로 데이비드는 호텔 밖, 절대 커플을 이뤄서는 안 되는 정반대 상황인 솔로 부대에 합류하게 된다. 호텔 안의 상황과는 정반대로 그곳에선 철저히 혼자여야 한다. 이성에서 치근덕대서도 안 되고, 스킨십을 하는 즉시 그에 따른 형벌이 가해진다.
호텔에서는 억지로라도 사랑을 하려 했던 그는, 오히려 그 반대 상황에 놓여 지자 이전과는 다른 태도를 보인다. 동물로 변하지 않기 위해 가짜 감정으로 다른 여자와 짝을 이룬 데이비드는, 그곳에서 자신처럼 근시를 가진 근시여인(레이첼 와이즈 분)을 만난다. 그러면서 그는 근시여인에게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을 느끼고, 그에게 음식을 가져다주는 남자에게 질투의 감정을 느끼며 점차 사랑을 한다.
상황이 상황이기 때문에, 호텔에서는 큰 환영을 받았을 이들의 관계는 절대 비밀에 붙여야하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나마 그들이 마음껏 서로의 마음을 확인할 수 있을 때는 도시로 떠났을 때뿐이다. 도시는 완전한 커플들만 살 수 있는 곳으로, 솔로 부대원들이 커플로 짝을 지어 관계를 꾸며내야 한다. 그때 데이비드와 근시여인은 한 짝을 이뤄 거짓을 진실로 위장한다. 더 이상 솔로로 살 수 없던 두 사람은, 결국 솔로 부대로부터 탈출을 꿈꾸게 된다.
영화는 사랑을 통해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감정을 그려낸다. 커플이 돼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땐 그 강박관념 때문에 쉽게 사랑의 감정을 가질 수 없게 되고, 그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났을 땐 오히려 쉽게 감정에 반응하는 아이러니 속에서 느끼는 감정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혼자’인 사람들을 오히려 ‘비정상’으로 생각하는 요즘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 랍스터’는 과연 그런 시선이 옳은 것인지 묻는다. 오는 29일 개봉.
최윤나 기자 refuge_cosmo@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