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이다원 기자] 배우 박성웅을 대표하는 단어는 ‘남자’다. 영화 ‘신세계’ ‘검사외전’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등에서 특유의 카리스마와 선 굵은 캐릭터로 수컷 향기를 물씬 풍겼다.
그러나 실제 그는 소문난 애처가. 한 측근은 아내이자 배우 신은정이 예쁘다며 아직도 입에 칭찬을 달고 다닌다며 귀띔하기도 했다.
“예전에 그랬죠. 하하. 지금은 서로 촬영하느라 바쁘니 집에 들어가는 날짜를 꼽을 정도라서요.”
![]() |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겸손하게 답했지만 기분좋은 듯 껄껄 웃는 얼굴에는 아내에 대한 사랑임 담뿍 묻어났다. 이뿐만 아니라 ‘신은정보다 잘 나가는 배우’라는 짓궂은 칭찬에도 손사래를 쳤다.
“내가 남자 배우라서 그런 거죠. 물론 김혜수나 전도연처럼 여배우 중에도 40대 넘어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이들이 있긴 하지만, 극소수 아닌가요. 요즘은 ‘꽃중년 남자 배우 전성시대’라고도 하잖아요. 또한 한류라는 게 생겨서 진출할 수 있는 곳도 많아졌고, 배우들도 자신을 엄격하게 관리하다보니 중년 남자배우들 설 곳이 많아진 것 같아요. 한진희 선배가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요즘 40대 중반이 인기가 있는 건 예전의 30대 중반인 것과 같다. 그만큼 활동하는 나이 폭이 늘어난 거죠.”
배우 아닌 ‘남자’ 박성웅도 행복하냐고 물으니 묘한 표정을 지으며 ‘따로 구분지어서 생각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 |
↑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
“전 그저 배우이자 남자, 복합적으로 생각하지 따로 생각하진 않아요. 그렇게 봤을 땐 정말 행복하죠. 내가 잘나서 이 자리에 있는 게 아니라 열심히 하는데 여러분이 알아봐주니까요. 또 운도 좋았던 것 같고요. 일과 사생활을 구분지을 만큼 오래 쉬지도 못해요. 오래 쉬면 병 나는 스타일이거든요. 여유가 생길 때 그저 2~3일 쉬면 충분한 것 같아요. 그것도 ‘세월아, 네월아’ 쉬는 게 아니라 운동을 하거나 관리하면서 시간을 보내죠. 그래야 컨디션이 좋아지더라고요.”
천생 배우였다. 일을 즐기면서 하니 지금의 위치에 올라서기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견뎠으리라. 그렇다면 ‘수컷’ 이미지로만 굳어진 것에는 불만이 없을까. 로맨스물에 출연하고 싶지 않냐고 질문하니 웃음을 터뜨렸다.
“생각해보세요. 제 로맨스물 어떨 것 같아요? 상대 여배우랑 로맨스를 펼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낼 것 같은 분위기면 안 되지 않을까요? 지금까지 센 이미지를 많이 보여줘서 조금 선한 역을 연기하는 것도 ‘뭐지 저 사람 악역 아니냐’라는 시선이 강한데 어떻게 바로 로맨스물을 하겠어요? 지금은 그걸 차츰차츰 바꿔나가는 것 과정인 것 같아요.”
그는 마지막으로 오랫동안 단계를 밟아 정상에 오른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긴 시간 다져온 발판이라 벼락 인기나 곤두박질치는 것에 큰 부담은 없다는 그의 얼굴은 굉장히 편안해 보였다.
“전 엑스트라부터 시작해서 기라성 같은 배우 뒤에 늘 병풍 같은 존재였어요. 어느 순간 내가 그 입장이 됐는데, 그땐 ‘후배들이 날 그렇게 볼 수 있겠구나’라며 정신이 확 들더라고요. 그래서 매 순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뿐이에요. 신인 시절 지금처럼 되고 싶었던 만큼 앞으로 더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느끼죠. ‘안주하면 안 된다’는 채찍질을 스스로 하고 있습니다.”
이다원 기자 edaone@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