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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손예진이 광기어린 모습으로 관객을 찾는다. 예쁜 얼굴의 모습보다는 아이를 잃어버린 모성애가 더 돋보인다. 영화 '비밀은 없다'(감독 이경미, 23일 개봉 예정)다.
손예진은 14일 오후 서울 왕십리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아이가 없어졌다는 상황 속에서 표현할 수 있는 내 모습"이라며 "어떻게 광기어린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조금은 다르게 표현하고 싶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형적인 모성애를 표현할 때 엄마들이 보이는 슬픔이나 여러 가지 감정이 있다. 연홍은 적극적으로 자기 스스로 어떤 모습을 형상화된 것처럼 집착한다. 그런 모습이 광기처럼 비쳐질 순 있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는 초반부터 딸이 실종됐기에 감정 연기가 많았다. 감정 연기는 할 때마다 어려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비밀은 없다'는 선거 15일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딸이 사라진 후 선거에 더 집중하는 남편 종찬(김주혁)과 경찰조차 믿을 수 없게 되자 홀로 딸의 흔적을 쫓기 시작하는 아내 연홍(손예진)의 이야기를 그린다. 선거를 포기할 수 없는 남편과 딸을 포기할 수 없는 아내의 갈등, 그리고 연홍이 집요하게 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으로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진다.
손예진은 김주혁과 영화 '아내가 돌아왔다'에 이어 2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이번에 비정상적인 부부 관계다. 그는 "정상적인 부부로 만나는 인연도 힘든데 두 번이나 부부로 만났는데 둘다 비정상적 부부 역할이었다"며 "나중에는 정상적인 사이로 만나자라고 우스갯소리로 말한 기억이 있다"고 웃었다.
김주혁은 딸이 사라졌음에도 불구하고 선거 유세를 이어가는 모습에 대해 "자신의 일에 대해 야망은 누구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자식이 없어졌다고 해도 속으로는 조금의 야망을 가지고 있지 않을까?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은 아니었다"고 몰입했다.
이경미 감독은 "아이 엄마 역할이었음에도 손예진에게 시나리오를 준 이유는 처음부터 엄마가 누구나 예상하는 엄마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했다"며 "손예진임에도 중학생을 둔 엄마 설정
이어 "아이 잃은 엄마 이야기가 기존에도 많았지만 우리 영화의 엄마는 불완전한 이상한 모습으로 보여진다"며 "그 엄마가 어떻게 모성애를 찾고, 그걸 어떤 방식으로 이뤄내지는 그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