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곡 ‘쾌남’으로 컴백하는 남성 듀오 캔. 제공|CKP컴퍼니 |
남성 듀오 캔(배기성, 이종원)이 신곡 ‘쾌남’으로 컴백한다. ‘쾌남’은 이제는 대중의 추억 뒤편에 잠든 수많은 터프가이들을 떠올리게 하는 록 댄스 장르 노래다. 1년 만에 본격적인 활동을 앞두고 있는 캔은 “요즘 친구들이 저희를 모르더라”라며 “신곡을 통해 20대에게 ‘이런 음악도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가 최근 서울 세빛섬에서 캔과 만나 새 앨범 발매를 앞둔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저희가 데뷔한지 20년이 넘었어요. 그동안 두 명이서 잘 달려왔는데 ‘재도약을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부쩍 들더라고요. 요즘 뉴트로가 오면서 90년대 음악이 다시 오는 것 같아요. 젊은 친구들도 예전에 저희가 입었던 것 같은 옷을 많이 입고요. 그래서 이번에 제대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으로 준비했죠. 원래 캔 앨범에는 저희 의견이 많이 반영됐었는데, 이번에는 제작자의 의사가 더 많이 들어갔어요. 고집을 꺾고 주변에 있는 사람들을 전적으로 믿고 만든 앨범이에요.”(캔)
캔이 이번 신곡을 통해 이야기하는 ‘쾌남’은 단순히 추억 속 터프가이, 혹은 마초남이 아니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사랑을 말하는 대신, 꼬리를 흔들며 “온 맘을 다 바쳐 애완남이 돼 줄게”라고 애교를 부리고, “초강력 하트를 너에게 줄게”, “그대는 나만의 마릴린 먼로”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은 채 구애한다. 캔은 2019년 감성으로 재해석된 ‘쾌남’으로 모든 세대에 친숙하게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이종원은 ‘쾌남’에 대해 “외모는 ‘마초’이지만, 분위기는 사랑꾼인 노래다. ‘너를 위해 내가 세상과 싸우겠다’ 이런 메시지를 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배기성은 “예전에는 남자들이 무뚝뚝했는데, 요즘은 무뚝뚝한 남자가 인기가 없지 않나. 그런 시대적 분위기를 담았다”라며 “캔으로서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이 거의 다 어두운 느낌이었는데, 이번에는 밝은 노래다. 뒷골목 깡패에서 밝은 깡패로 변신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웃음을 터트렸다.
↑ 미운 정, 고운 정이 다 들어 이젠 부부 같다는 데뷔 21년차 캔. 제공|CKP컴퍼니 |
“저희가 춤추기에 나이가 많은 건 사실이죠. 하지만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했어요. 안무 단장님이 싸이 ‘말춤’을 만드셨던 분인데, 말춤처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춤을 연구해달라고 부탁드렸죠. 그래서 개다리춤 등 어린 친구들도 좋아하고, 나이가 있으신 분들도 편하게 할 수 있는 춤 위주로 안무를 짜주셨어요. 저희의 코믹한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배기성)
1998년 1집 앨범 ‘버전 1.0’으로 데뷔한 캔은 올해 데뷔 21년차가 됐다. 한 팀으로 이렇게 오래 같이 해온 장수 비결을 물었더니, 배기성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이 들어서 헤어지면 뭐 하나”라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어 “이종원과 나는 이제 부부 같은 느낌이다. 미운 정, 고운 정 다 든 것 같다”면서 “특히 저는 캔을 만나기 전에 무명이 길었고, 진짜 힘들었을 때 캔을 만났다. 서로를 너무 잘 알고, 고생한 것도 많기 때문에 헤어질 수 없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 40대에 들어선 캔은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제공|CKP컴퍼니 |
그러자 이종원은 “예전에 KBS2 음악프로그램 ‘뮤직뱅크’에 봄 특집으로 해서 나간 적이 있다. 저희에게 대기실 하나를 내주셨는데, 옆방을 보니까 여러 팀들이 한 대기실에 모여 있더라. 사람이 많아서 꽉 끼어있었다. 저희가 출연해서 다른 친구들이 있을 대기실이 줄어들었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고 부연했다.
배기성은 “저희도 예전에 20~30대 때 가요계의 중심에 있었지 않나. 그런데 40대가 넘어가면서 ‘후배들에게 자리를 비켜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이 생기더라. 우리가 자리를 비켜줘야 후배들이 중심에 설 수 있지 않나. 이효리도 한 방송에서 비슷한 말을 하더라. 그런 점에서 고민이 많기는 한데, 또 생각해보면 다른 데서 노래를 할 수 있는 곳도 마땅히 없는 거다. 그래서 고민이 깊다”라고 밝혔다.
후배들을 생각하는 선배로서 따뜻한 마음을 드러낸 캔. 남성 듀오로서 자신들만의 확고한 색깔을 가지고 한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신곡 ‘쾌남’으로 얻고 싶은 목표를 밝히며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대중의 51%가 좋아하면 잘 됐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길거리를 지나가다 우리 노래가 나왔을 때 ‘아 캔이 부른 ‘쾌남’이지‘라는 말을 하시
“생각해보면 ‘내 생에 봄날은’ 이후에 그렇다 할 노래가 안 나왔던 것 같아요. 이번 노래는 녹음에서부터 믹싱까지 하나하나 정말 신경을 많이 썼거든요. 너무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기 때문에 무조건 잘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 솔직한 마음이에요.”(배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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