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동시에 달라졌다는 평가도 여기저기서 나옵니다.
마치 대선 행보같다는 얘기도 들립니다.
문재인 대표의 지난 일주일을 따라가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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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기독교총연합회를 방문했던 문 대표는 월요일 조계사를 방문해 종교인들의 마음을 얻었습니다.
그리고는 다음 날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야당 대표로서 할 말은 다하고 청와대를 나왔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연합 대표(17일)
- "그동안 대통령께서 민생을 살리기 위해서 노심초사 하셨지만 정부의 경제정책은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데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연합 대표(17일)
- "대통령 생각을 알 수 있었고 대통령도 제 이야기를 경청해 주셨습니다. 그것이 오늘의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7년 만에 손님 자격으로 청와대를 찾아간 문 대표는 박 대통령의 말만 듣고 올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실패와 위기라는 단어까지 써가며 박 대통령을 압박하고 나왔습니다.
특히 박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을 직접 만나기 싫다면 자신이 특사로 북한에 갈 용의가 있다고 말한 대목은 박 대통령으로서는 씁쓸한 대목이었을 겁니다.
차기 대권주자 1위 후보로서 박 대통령과 다른 정책적 선명성을 다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날이 문제였습니다.
박 대통령을 만나 야당 대표로서 위상을 한껏 세운 문 대표는 그 행보의 연장인지 몰라도 홍준표 경남도지사를 찾아갑니다.
아마도 야당 대표로서 무상급식을 중단하겠다는 홍 지사를 점잖게 타이르려 했던 모양일까요?
하지만 이런 문 대표의 생각은 크게 어긋났습니다.
홍 지사와 감정 섞인 공방을 벌이며 오히려 홍 지사만 띄워줬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3월18일)
- "어른들 정치때문에 경남 아이들만 혜택 받지 못한다면 그것은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되고요."
▶ 인터뷰 : 홍준표 / 경남도지사(3월18일)
- "우리가 지금 하고 있는 것은 보편적 무상급식에서 선별적 무상급식으로 전환했다 그렇게 좀 이해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3월18일)
- "선별이 아니라 모든 아이에게 급식하는걸 무상급식이라고 판단한거죠. 일부에선는 그것이 의무교육에 당연히 따라야 하는 것이다..."
▶ 인터뷰 : 홍준표 / 경남도지사(3월18일)
- "2011년도 판례보면 급식은 의무교육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헌법재판소 판례가 있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3월18일)
- "(보릿고개 마지막 세대는 밥 못먹고 살았다.) 그래서 그런 시절 다 겪고 살아왔는데 애들 밥은 먹이면서 좀..."
▶ 인터뷰 : 홍준표 / 경남도지사(3월18일)
- "공부를 하러 가는거지 밥먹으러 가는거 아니잖습니까."
▶ 인터뷰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3월18일)
- "다만 해법이 없다면 예산 얘기만 할거라면 저는 일어서서 가겠습니다 "
▶ 인터뷰 : 홍준표 / 경남도지사(3월18일)
- "대안을 갖고 오십시오. 대안을 갖고 오시면 어떻게 수용할지 검토하겠습니다."
무상급식 문제에 야당 대표가 수수방관하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굳이 찾아가 싸움을 할 것까지는 없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박 대통령과 격을 맞춘 야당 대표가 홍 지사를 만나 싸움을 하면서 격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우연의 일치일까요?
두 사람은 그날 오후 서울로 돌아오는 비행기안에서 우연히 만납니다.
문 대표의 말처럼 두 사람은 인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박 대통령과 홍 지사를 만난 문 대표는 19일 매경과 MBN이 주최한 행사에서 이완구 총리까지 만납니다.
자리를 가리지 않고 찾아가는 문 대표의 광폭 행보는 대선 행보라는 착각까지 들게 합니다.
우유부단하다, 집권욕이 없다는 당 안팎의 평가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비노계인 전병헌 의원의 말입니다.
▶ 인터뷰 : 전병헌 / 새정치연합 의원(비노 진영)
- "문재인 대표께서 할 말은 충분히 하면서 민생의 고통과 해법을 충분히 전달했다고 보여집니다."
문 대표의 이런 광폭행보때문일까요?
최근 새누리당에서 PK위기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2012~2015년 실시된 3월 둘째 주 한국갤럽의 주가 여론조사를 분석했더니, PK에서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2013년을 기점으로 하락하더니 올들어서는 서울과 전국 평균과 비슷한 42%를 기록했습니다.
TK지역이 57%에 달하는 걸 보면 PK 지역의 지지율이 많이 낮아진 겁니다.
새누리당의 텃밭이었던 PK지역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요?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새누리당이 PK지역에서 지지율이 낮아진 것은 문재인 대표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PK 지역의 차기 정치지도자 선호도에서 문재인 대표는 28%로 안철수 10%, 박원순 9%, 김무성 7%보다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PK 사람들이 당보다는 문재인이라는 사람을 더 주목하고 있다는 겁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 대선 당시 PK 지역에서 29%의 득표율을 올렸던 것과 맞먹는 수치입니다.
새누리당으로서는 불안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쨌든 문재인 대표로서는 지난 한 주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이었을 겁니다
앞으로 이런 오르내림은 계속될 겁니다.
4월 재보선이 그럴 것이고, 또 내년 총선, 그이후까지 위기와 기회가 수도 없이 찾아올 겁니다.
그 과정에서 낙마할 지, 아니면 끝까지 완주할 지는 아직 예단할 수는 없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