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마친뒤 기자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안 전 대표는 “(탈당 후)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충우 기자> |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가 전격 탈당했다.
안 전 대표는 지난해 3월 민주당과 합당으로 새정치민주연합에 합류한 이후 21개월 만에 ‘불안한 동거’를 청산하게 됐다.
안 전 대표는 1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조차 기득권화하는 것을 막지 못했으며 지금 야당은 국민에게 어떤 답도 드리지 못한다”면서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혁신 전당대회’개최를 놓고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지만 문 대표가‘독자 행보’를 계속하자 결국 탈당을 선택했다. 특히 안 전 대표가 제시한 혁신안에 대해 문 대표가 ‘새누리당의 프레임‘이라고 폄훼하자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의 앙금이 쌓인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표는 특히 ‘야당의 기득권화’를 언급하며 당내 친노 세력을 정조준했다. 문재인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노 패권주의’가 야당 혁신의 최대 장애물이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안 전 대표의 탈당은 제1야당의 분당을 촉발하며 내년 총선에 메가톤급 파장을 일으킬 전망이다. 당장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낸 문병호 의원이 탈당할 예정이며, 비주류·호남 지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추가 탈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병호 의원은 “늦어도 15일까지 탈당할 것”이라면서 “이번 주내로 5~10명, 연말까지 20명 정도 탈당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야권 신당 세력을 규합해 내년 총선에서‘제1야당’을 교체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안 전 대표는“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한다”면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는 정치세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안 전 대표는 일단 제3지대에 ‘중도’를 표방하는 독자 정치세력을 구축한 뒤 천정배 의원 등 야권 신당 세력과의 대통합에 나설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이와관련 천정배 의원은 이날 (가칭)국민회의 창당 발기인 대회에서 “오늘은 야당(새정치민주연합)의 사망 선고 날”이라면서 “무엇보다도 망한 야당을 갈아치우는 선거 혁명이 필요하다
안 전 대표의 탈당에 대해 문 대표는 “좀 쉬면서 당을 어떻게 운영하고 정국을 어떻게 할지 구상하고 싶다”면서도 구체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선거만을 의식한 선거전략으로 야권 단일화를 위한 정치적 제스처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비판했다.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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