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출국 순방 전 여당 지도부에게 당내 현안을 당부하는 ‘공항 정치’가 25일에도 연출됐다. 아프리카 3개국 순방 및 프랑스 국빈 방문을 떠나는 박 대통령이 이날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하기에 앞서 열린 환송행사에서다. 박 대통령은 배웅 나온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많이 힘드시겠지만 잘 해내실 것이라 믿는다”는 말을 했다고 정 원내대표가 전했다.
대상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지난 24일 정 원내대표와 김무성 전 대표, 최경환 의원이 당 정상화를 위한 회동을 한 것에 대해 격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최근 당내 상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한 뒤 “오랜 순방 일정인데 잘 다녀오시라”는 인사말을 전했다.
박 대통령의 공항 정치는 지난해에도 자주 회자됐다. 특히 지난해 말 프랑스·체코 순방을 마친 박 대통령은 서울공항에 도착하자 영접을 나온 김무성 전 대표와 원유철 전 원내대표와 인사를 했다. 박 대통령은 김 전 대표와는 의례적인 인사만을 3초 가량 나눴지만, 신박(新朴)인 원 전 원내대표와 마주하자 전혀 다른 표정으로 ‘국회 상황 보고’를 35초간 들었다. 당시 김 전 대표의 머쓱한 표정이 대조적으로 비춰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과 김 전 대표의 불편한 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난 적도 있다. 지난해 9월 유엔총회를 마치고 박 대통령이 미국에서 돌아왔을 때는 김 전 대표가 아예 영접을 나가지 않았다. 당시는 오픈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안심번호 도입을 놓고 당·청 관계가 최악인 시기라 여권 내에선 “청와대가 부르지 않았다” “김 전 대표가 나가지 않았다”등 여러 관측이 쏟아졌다. 이같은 사례들을 따져봤을 때 이날 박 대
이날 공항에는 정 원내대표을 비롯해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2차관,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나와 박 대통령의 순방길을 환송했다.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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