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적 대통령 권력 체계 바꿔야" 대선출정식 방불케 한 김무성 지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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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무성/사진=연합뉴스 |
새누리당 김무성 전 대표가 14일 당대표 취임 2주년을 기념해 개최한 지지자 만찬은 마치 대권 주자의 출정식을 연상시켰습니다.
이날 오후 국회 인근의 한 컨벤션센터 건물 1∼3층을 통째로 대관해 열린 행사에는 약 1천500여 명 가량이 운집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김 전 대표 측에서는 당초 참석자를 500∼800명 내외로 잡고 총 1천56석의 좌석을 준비했으나, 실제 참석 인원은 이를 훨씬 웃돌아 행사장은 자리를 찾지 못한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습니다.
1천 평 규모의 행사장 내부에는 단상과 함께 총 5개의 대형 스크린과 4장의 현수막이 내걸렸습니다.
현수막에는 김 전 대표의 얼굴 사진과 함께 "반드시 이어갑시다", "보고 싶었습니다", "선당후사", "그가 필요했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습니다.
옅은 갈색 빛으로 머리카락을 염색하고 나타난 김 전 대표는 부인 최양옥씨와 함께 행사 시작 20분 전부터 입구에 서서 손님들을 악수와 포옹으로 맞이했습니다.
같은 시간 행사장 내부에선 "더 넓은 무대로, 그리고 반드시 김무성이다. 우리의 지도자. 이 나라의 지도자가 누군가, 그렇다 김무성이다"라고 외치는 사회자의 목소리와 이에 화답하는 지지자들의 연호가 울려 퍼졌습니다.
그저 '지지자 친목 도모'의 자리일 뿐이라던 김 전 대표 측의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하는 규모와 현장 분위기라는 게 참석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입니다.
지난 4월 총선 이래 공개석상에서의 언행을 극도로 삼가왔던 김 전 대표가 이날 장장 30여 분에 걸쳐 연단에서 쏟아낸 발언 또한 이런 시각을 뒷받침 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우선 "지난 2년을 돌이켜보면 감사하는 마음 못지않게 미안한 마음이 너무나 크다"면서 "물심양면으로 크게 힘을 모아주셨는데 저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했다"고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농부는 아무리 홍수가 나고 가뭄이 오더라도 좌절하지 않는다. 하늘을 탓하지도 않고, 오로지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진실을 믿고, 다음 농사를 준비한다"면서 "오늘 이 자리는 새누리당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기여할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함께 뜻을 모으고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제가 선봉에 서겠다"면서 "우리가 변화의 주체가 되고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한 혁명 동지가 되자. 서로 변치 않는 믿음으로 운명공동체가 돼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함께 나아가자"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시 한번 저 김무성을 믿고 힘을 모아달라"는 외마디로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이날 연설에서는 또 대권 주자들의 '단골 주제'인 개헌론도 등장했습니다.
김 전 대표는 "여야 간 골육상쟁과 같은 극한 대립의 정치를 끝내야 할 때가 됐다"면서 "제왕적 대통령 권력 체계를 바꿔야 한다. 권력을 나누고 협치, 여야 간 연정을 할 수 있는 그런 권력구조로 바꿔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이날 행사에는 8·9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한 정병국·한선교·강석호 의원이 찾아 눈길을 끌었다. 당초 김 전 대표 측은 전대를 앞둔 '세몰이'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고려해 당권 주자들에게 참석을 자제해 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바 있습니다.
이밖에 행사장을 찾은 전·현직 의원에는 7·14 전대 캠프에서 활동했던 박성중 의원과 권
한편, 이른 오전부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지지자들은 자율적인 액수의 회비를 내고 행사에 참석했다. 액수도 정해지지 않은 회비를 구태여 납부하도록 하는 것 또한 향후 '대권 행보'를 염두에 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