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극적으로 성사된 '판문점 남북미 회동'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 보좌관의 막후 역할이 컸던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무장지대(DMZ) 및 판문점 방문에 관심이 있는 기회를 활용해 남북미 3자 회동을 성사시키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인 이방카 보좌관에게 접촉했다.
우리 정부로서는 지난 2월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외교 입지가 협소해진 가운데 지난달 말 북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이 유력한 미·북 대화 중재자로 떠오르자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는 남북미 3자 이벤트가 필요했다는 분석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우리 정부 측 설명을 듣고 관심을 보였으며 곧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러한 안에 대한 설득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후 우리 정부에게 "북한 측 답변이 오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북한 측에도 제안을 했으나 북한은 묵묵부답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땅을 밟을 때까지도 3자 회동은 확정되지 않았었다"고 밝혔다. 북한은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줄곧 우리 정부의 중재력에 불만을 드러내며 우리 측 제안에 일체 응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지난달 29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이것(트윗)을 본다면 비무장지대(DMZ)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 악수와 인사를 나눌 것"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고, 약 5시간 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이 공식 제안하면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회동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이러한 제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즉흥적으로 한 것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을 포함한 백악관 최측근들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우리 정부의 제안, 이방카 보좌관의 설득, 트럼프 대통령의 즉흥적 제안이 어우러져 회동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이방카 보좌관은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자유의집 정상회담장에도 배석하는 등 막강한 영향력을 입증했다. 청와대 역시 29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 만찬에서 맞춤형 게스트로 한류 그룹 엑소(EXO)를 초대하는 등 이방카 보좌관 의전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도 그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판문점 회동이 성사되기 전날까지도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김 위원장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29일 오후에 최선희 제1부상의 '공식 제안 요구'에 응해 트럼프 대통령은 일종의 '친서'를 북측에 전달했다. 트윗 제안보다 더 신뢰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친서 전달이 이뤄진 시간은 트럼프 대통령이 G20 회의를 마
[안두원 기자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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