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이 싸다며 호객행위로 손님을 모으는 이른바 '삐끼주점'이라고 들어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서울 시내에서 이런 술집을 여러 개 운영하는 업주가 가짜 양주를 만들어 팔다가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송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수백 개의 생수병 안에 가짜 양주가 가득합니다.
고급 양주병 속에 들어 있는 술은 얼핏 봐서는 여느 양주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술은 남들이 먹다 남기거나 싸구려 술로 만든 가짜양주입니다.
'삐끼주점'을 운영하던 47살 김 모 씨는 자신의 형과 함께 가짜양주를 만들어 판매했습니다.
김 씨 형제는 강남 일대 주점에서 손님들이 마시다 남은 양주를 싼값에 사들이고, 저가 양주를 대량으로 구입했습니다.
이들은 빈 양주병에 술을 옮겨 담기 위해 먼저 500㎖ 생수병에 담은 뒤 고무장갑을 이용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가짜양주는 손님들이 눈치 채지 못하게 종업원이 미리 병마개를 따도록 해 테이블에 내놓았습니다.
병당 6천~7천 원짜리가 무려 20만~30만 원짜리 고급양주로 둔갑했는데 주로 취객이나 사회초년생들에게 판매됐습니다.
▶ 인터뷰 : 김재훈 /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 "(불법) 영업수익이 검찰에서 볼 때는 10년 동안 200억 원은 족히 넘지 않을까 추산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김 씨를 구속하고, 강남 일대 유흥업소 주변에 '남은 술'이 거래되는 유통시장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범죄단체와의 연관성 여부도 파악하고 있습니다.
MBN 송한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