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아내 살해한 남편 '감형'

【 앵커멘트 】
치매에 걸린 아내를 수발하다 살해한 남편에 대해 감형이 결정됐습니다.
치매 가족들이 겪는 정신적 고통을 법원이 받아들인 겁니다.
강진우 기지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11년부터 치매 증세를 보인 아내 74살 조 모 씨.

남편 79살 이 모 씨는 2년간 아내를 수발했지만, 지난해 10월 아내를 목 졸라 살해했습니다.

"부모 없이 막 자란 놈" 등의 끊임없는 욕설에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한 겁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1심 재판에서 법원은 "치매로 인한 유사 범죄 재발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이 씨가 2년간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수발했고, 이 기간에 힘에 겨워 수차례 투신하려던 점이 항소심에서 참작됐습니다.

서울고법 형사12부는 "피의자가 죄를 반성하고 있고, 가족이 선처를 원한다"며 원심을 깨고 징역 2년 6월로 감형했습니다.

▶ 인터뷰 : 최병권 / 대전시 내동
- "살인을 했다는 부분은 굉장히 잘못됐다고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왔던 행적이라던가 이런 부분은 법적으로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도울 수 있는 사회 안전망 보완이 시급한 실정입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양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