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이용 창업사기로 800명 대상 74억원 가로챈 일당 검거

방송 등을 통해 ‘무점포 먹거리 창업’으로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며 사람들을 끌어 모아 창업자금 74억여 원을 꿀꺽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26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같은 혐의(특경법상 사기 등)로 창업 알선업체 대표 한모 씨(60) 등 2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피해자 800여 명에게 창업비 74억여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한씨 등은 냉동피자, 라면밥 등 냉동 인스턴트 식품을 다른 점포에 입점시켜 파는 무점포 창업을 하면 적은 투자금으로도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케이블 TV 등에 광고했다. 이를 보고 연락한 피해자들은 창업비 명목으로 한 사람당 800만~1000만원 가량을 냈다.
　이들은 창업시 시장성·유동성 있는 대형 점포 20곳을 독점 섭외해주겠다고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동네 수퍼마켓 등 영세업체만 연결해줬다.
　또 직접 제품을 생산해 창업주들에게 공급한다고 광고했지만 실제로는 다른 식품업체 물건을 전달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초반에는 식품업체에서 공급받은 가격의 80% 수준으로 창업주들에게 물건을 공급해 환심을 사고, 이후 물량 부족을 이유로 잘 팔리지 않는 싼 제품을 공급했다.
　경찰이 피해자 800여 명 가운데 226명을 조사한 결과 이중 214명이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사업을 중단했다. 경찰은 “제품의 질을 낮춰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떨어뜨리고, 창업주들이 자연스럽게 영업을 포기하게 하는 교묘한 수법”이라며 “앞으로도 허위 광고를 이용해 서민을 울리는 사기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