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셀카(자가사진촬영)’의 시대다. 현대인들에겐 이제 언제 어디서나 내 모습을 담는 일이 일상이 됐다.
2013년 옥스퍼드 대학은 영어권에서 셀카를 지칭하는 ‘셀피(Selfie)’를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고, 인터넷에는 하루 평균 약 3억5000만 장의 셀카가 올라오는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을 기반으로 하는 SNS 인스타그램에 ‘셀카’를 검색하면 4048만8290개의 사진이 뜬다.
매일 SNS를 통해 공유되는 수천만 장의 셀카 사진. 그리고 셀카를 ‘더 잘 찍기 위한’ 셀카봉, 셀카 드론, 3D 셀카와 같은 각종 기술개발까지. 우리는 왜 이토록 셀카에 집착하는 것일까.
◆ 자기애(自己愛)의 산물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셀카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싸이월드, 온라인 카페 등을 통한 ‘얼짱 열풍’이었다. 즉 셀카는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 아닌 나의 가장 아름다운 얼굴, 가장 행복한 순간을 찍은 사진에서부터 시작했던 것이다.
아이오와 주립대학의 즐라탄 크리잔 심리학 교수는 셀카를 찍는 가장 큰 이유가 자기애, 나르시시즘에서 비롯된다고 말한다. 특히 자기애를 강하게 보이는 사람들은 열등감을 숨기기 위해 자기과시를 위한 셀카를 찍어 올린다는 것.
실제로 ‘성격과 개인 차이(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저널에 따르면 셀카를 올리기 전에 여러 번 편집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강한 자기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셀카를 많이 올리는 사람들에게선 반사회적인 성격장애가 감지됐다.
◆ 관계 형성 심리
셀카가 유행하고 하나의 사회적인 문화 현상으로 확산된 데는 스마트폰이 큰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이 셀카와 SNS를 결합시켰기 때문이다.
SNS에 셀카를 게재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사진에 달리는 좋아요나 댓글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좋아요와 댓글의 개수로 나의 인간관계의 너비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하루쯤 시간이 흐르면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는 그날 입은 옷, 방문한 장소 등과 함께 자신의 모습을 담아 끊임없이 게시한다.
전문가들은 사람들이 SNS상의 셀카 공유를 통해 타인에게 인정받고, 친근한 관계를 맺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 자신을 더 예쁘게 혹은 멋지게 찍는다는 것은 자기만족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결국 우리가 셀카를 찍는 이유는 관계 형성 심리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 셀카는 경쟁이다
크리잔 교수는 사람들이 셀카를 많이 찍는 이유를 ‘경쟁’에서 찾기도 한다.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고, 셀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더욱 흥미롭게 보여줌으로써 다른 이들보다 앞서고자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타인의 관심을 끌기 위해 때로는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새로운 셀카를 찍기도 한다.
지난해 러시아 정부는 안전한 셀카 촬영을 안내하는 책자나 동영상을 제작 배포하는 등 대국민 계도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팔을 걷어 부친 것은 셀카가 공중의 안전을 해치고 있다고 판단해서다. 러시아 내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위험천만한 장소나 상황에서 셀카를 찍다가 다치거나 목숨을 잃은 사람은 수십 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 과유불급(過猶不及)
전문가들은 SNS와 모바일에 대한 지나친 의존과 집착, 이와 연동된 셀카 중독의 심리적 요인으로 ‘과시욕의 그늘에 감춰진 낮은 자존감’이라고 말한다.
미국 정신의학회(APA)는 셀카를 많이 찍어 올리는 것을 정신 질환의 일종으로 분류한다. 셀카를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이에 의존
[디지털뉴스국 김지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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