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만표, 노무현 수사 '특수통' 검사…오늘 소환 조사
↑ 사진=연합뉴스 |
'특수통' 검사로 화려한 이력을 남겼던 검사장 출신 홍만표(57) 변호사가 결국 '친정' 검찰에서 후배 검사들에게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실체적 진실'을 찾겠다며 전직 대통령, 국회의장, 국회의원, 고위 공무원의 비리를 날카롭게 파헤쳤던 그는 이제 자신의 비리 의혹을 방어하기 위해 검찰과 맞서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25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법조로비 의혹과 관련해 홍 변호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키로 하고 27일 출석을 통보했습니다.
강원 삼척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17기인 홍 변호사는 검찰 내에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였습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 1·2·3부 검사를 모두 거쳐 특수1부 부부장, 대검 중앙수사부 중수2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등 그가 달았던 직함들은 특수통 검사의 화려한 이력을 보여줍니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부정축재 사건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현철씨가 연루된 한보그룹 비리,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 황우석 교수 논문조작 사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조사 계기가 된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참여했습니다.
이처럼 전직 대통령들과 측근들을 대거 수사했고 한보비리 수사에선 국회의장을 포함해 국회의원 33명을 조사하기도 했습니다.
2007년 법무부 홍보관리관을 지냈으며 2011년 검사장 직책인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습니다.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의 실무 책임자로서, 정치권의 수사권 조정 논의가 검찰의 요구와 다른 방향으로 흐르자 책임을 진다는 차원에서 사표를 냈습니다. 당시 건강 악화로 수술을 받기도 했습니다.
개업한 이후 홍 변호사는 이른바 '전관예우' 효과로 법조계에서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소문이 났습니다.
2013년 한 해에만 수임료로 신고한 소득이 91억여원이었습니다.
유명 기업인이 연루된 각종 사건을 집중 수임하며 검찰 재직 때에 못지않게 변호사로서 변신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정운호 대표가 검찰·법원 출신의 전관 변호사들을 동원해 거액 수임료를 지불하고 '구명·선처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상황은 급반전했습니다.
검찰은 홍 변호사의 자택과 법률사무소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그가 사실상 운영하는 부동산 관리업체까지 찾아내 증거 자료를 확보했습니다.
홍 변호사는 과거 검찰에 있을 당시 "검찰에 대한 불신의 원인은 실체적 진실을 제대로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또 이번 수사를
검찰을 떠난 지 5년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실체적 진실'을 가리려는 후배 검사들과 '창과 방패'로 맞서게 된 가운데 향후 검찰 수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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