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한 청년의 극단적인 선택에 공무원 가장이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오후 9시 48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20층 복도에서 대학생 A(26) 씨가 건물 바깥으로 몸을 던져 추락했다.
같은 시각 퇴근 후 아파트 출입구에 들어서던 전남 곡성군청 홍보담당 양모(38) 주무관의 머리 위로 A 씨가 떨어졌다. 두 사람은 모두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양씨는 영화 ‘곡성’으로 유명해진 유근기 곡성군수에 대해 적기에 보도자료를 내는 등 홍보에 열정과 감각을 보인 인재였다. 사고 당시 양씨는 최근 곡성군이 주최한 장미축제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늦게까지 정리한 뒤 귀가하다가 변을 당했다.
현장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남편을 만나 함께 귀가하던 임신 8개월 된 양씨의 아내와 아들(6)이 함께 있었다. 가족들은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양씨를 뒤따르고 있어 화를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씨의 직장동료는 “고인은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공무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양씨는 일반 회사 생활을 하다가 2008년 9월 9급 공무원으로 경기도의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처가가 있는 곡성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보에 탁월한 감각을 보였던 그는 전남지사 표창을 받았으며, ‘일 잘하는 공무원’ 등으로 2차례나 군수 표창을 받은 모범 공무원이었다.
곡성군은 양씨가 공직에 몸 담은지 8년여밖에 안 돼 연금 수급 대상자
경찰은 양씨를 죽음에 이르게 한 A씨에 대해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더라도 당사자가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만, 보험이나 보상 처리 과정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뉴스국 김윤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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