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인 70대 노인이 배고픔에 못이겨 김치를 훔쳤다가 경찰에 붙잡힌 사실이 알려지자 "도와주고 싶다"는 시민들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6일 시장에서 판매용 김치를 훔친 혐의(절도)로 불구속 입건된 최 모씨(70)의 사연이 알려지자 "피의자를 돕고 싶다"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최씨는 지난 14일 오전 0시30분께 광주 동구 대인시장의 김치 판매점에서 진열해 놓은 5만원 상당의 김치 한 봉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는 김치가 담긴 비닐봉지를 들고 세 들어 살던 모텔로 가다가 봉지를 땅에 떨어뜨렸다. 최씨는 흙이 묻지 않은 김치의 일부를 먹었고 나머지는 모텔에 보관했다.
절도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시장의 CCTV를 뒤져 최씨의 범행을 확인해 검거했다.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배가 고파 먹을 반찬이 없어 김치를 훔쳤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피해 시장상인(65)은 최씨가 과거 시장 이웃이었음을 기억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동부경찰서로 최씨를 돕고 싶다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
한 시민은 "요즘 같은 세상에 밥 한 끼 먹고 살기 어렵다니 믿을 수 없다"며 "1년에 한 번이라도 쌀 1포대씩 경찰서에
위종윤 생활범죄팀장은 "최씨가 비록 절도했지만 처벌과는 별도로 경찰로서 할 수 있는 지원대책이 있는지 알아봐주고 도와줄 예정"이라며 "최씨와 함께 관할 동사무소를 방문해 기초생활수급 대상이 되는 지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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