푹푹 찌던 지난 여름, 서울대 청소 노동자가 창문조차 없는 좁고 열악한 휴게실에서 목숨을 잃은 사건이 있었죠.
그런데 학생식당 조리사들의 근무 환경도 별반 다를게 없을 정도로 열악합니다.
결국 참다 못한 조리사들이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습니다.
안병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점심에만 천4백 명분의 식사를 만드는 서울대의 한 학생식당.
8명의 조리사가 이용하는 여성휴게실을 가봤더니 1평 미만, 2명이 누울 수 없을 정도로 비좁습니다.
식사를 만드느라 실내는 대부분 30도 이상이지만, 에어컨은 없고 선풍기 1대가 고작입니다.
같은 건물에 있는 또 다른 휴게실은 상황이 더 열악합니다.
▶ 스탠딩 : 안병욱 / 기자
- "식당 앞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여자 화장실 옆에 간이 벽으로 설치한 공간이 있는데요. 카페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휴게실로 두 손을 뻗을 수 없을 정도로 좁습니다."
다른 학생식당엔 조리사를 위한 샤워실이 추가로 있지만, 조리실과 간이 커튼으로만 나눠졌을 뿐입니다.
▶ 인터뷰 : 박승미 / 조리사
- "커튼을 치잖아요. (옆이) 바로 남자분 탈의실이에요. 고정 없이 (틈이) 벌이지는데 서로 불편하잖아요."
참다못한 학생식당 조리사들과 카페 직원들은 결국 처우 개선과 저임금 해소를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현장음 구호)
- "우리도 사람이다. 인간답게 살고 싶다."
당분간 학생식당 5곳이 문을 닫게 됐지만, 학생들은 지지의 뜻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김다민 / 서울대 부총학생회장
- "노동자들의 처우를 개선하고 조속히 상황을 해결하여 생협 운영을 정상화하는 것이 마땅한 본질적 해결책일 것입니다."
노동자들은 현재 학교 측과 교섭을 이어가고 있지만 양측의 의견차는 큰 상황입니다.
MBN뉴스 안병욱입니다. [obo@mbn.co.kr]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최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