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괌) 김원익 기자] 무더위 전지훈련에 지친 삼성 라이온즈 투수들이 풀장으로 뛰어들었다.
삼성 라이온즈 투수조는 24일 오후 훈련 중 전훈지 레오팔레스 리조트 안 수영장으로 향했다. 원래 대로라면 오전 10시부터 훈련을 시작한 이후, 12시부터 1시간의 꿀맛같은 점심을 마친 이후 다시 그라운드에서 오후 4시까지 런닝, 수비훈련, 체력훈련 등이 강훈이 펼쳐지는 것이 순서. 하지만 캠프 일정이 열흘이 넘으면서 쌓인 피로 등을 고려한 코칭스태프가 특별 수중 훈련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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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점골을 성공시킨 젊은 팀의 환호, 연장자팀의 아쉬움이 공존했다. 24일 수영장에서 수구를 하고 있는 삼성 투수들. 사진(괌)=김영구 기자 |
선수들은 모처럼 땀에 젖은 유니폼을 벗어던지고 수영팬티만 입은 채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선수들에게는 ‘저승사자’로 통하는 김현욱 트레이닝 코치의 구령에 맞춰 다시 수중훈련이 시작됐다. 선수들은 팔을 큰 폭으로 벌려서 모으는 동작과 좁고 빠르게 모으는 동작, 발 바꿔 제자리 뛰기 등의 동작을 한참동안 반복했다.
김현욱 삼성 트레이닝 코치는 “선수들의 그간의 피로를 풀어주고, 기분을 전환하는 차원에서 수중훈련을 실시했다. 1차 캠프 기간 동안 2회 정도 기획하고 있다”면서 “재활 중 많이 실시하는 훈련으로 중력의 저항 없이 부력을 이용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보기에는 쉬워보이지만 실제 운동량은 만만치 않다. 김 코치는 “물속에서는 움직임에 2~3배의 힘이 더 들게 된다. 특히 장점은 관절의 부담을 주지 않고 부력을 이겨내면서 무리를 하지 않는 점이다”라며 “원래 지상에서의 훈련은 신체에 무리를 주더라도 할 수 있지만 물속에서는 가진 힘과 능력밖에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몸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훈련하는 방법으로 매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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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의 ‘계급수구’는 이후 후배들의 격렬한 바디체크로 응징을 당했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경기 초반 팽팽한 분위기 속에서 신사적으로 진행되던 경기는 ‘늙은 팀’ 장원삼이 멋진 롱패스를 이어받아 성공시킨 선취골이 오프사이드(?)로 판정받으면서 분위기가 격렬(?)해졌다. 흥분한 권오준이 연차를 무기로 한 ‘계급수구’로 수영장을 질주해나가자 ‘젊은 팀’도 그의 몸에 올라타는 육탄전으로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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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삼과 차우찬이 공격수와 수비수로 만났다. 사진(괌)=김영구 기자 |
결국 5대5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양 팀은 3인 대표를 선발해 승부던지기까지 펼쳤다. 승부던지기에서도 연장까지 가는 혈투가 벌어진 끝에 결국 ‘늙은 팀’이 이우선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치열한 승부 끝 혜택은 무엇일까. 선수들 모두 완전히 지친 격전에 비하
김 코치는 “어쩌면 오늘 그라운드에서 훈련한 것보다 훨씬 훈련량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내일 되면 ‘죽겠다’는 소리하는 선수들이 나올 것 같다”며 미소를 지었다. 경기 직후 파김치가 되도록 지친 선수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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