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김원익 기자] 두산 베어스의 야수 경쟁 최대 격전지 3곳이 2016시즌 공격력의 변수다.
두산은 야수진에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우승 전력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변수는 김현수(28, 볼티모어)가 빠져나간 좌익수와 중심타선 공백. 주전 2루수 오재원을 잔류시켜 내야 변수는 최소화했고, 지난해 최약 포지션이었던 1루수로는 새로운 외인 타자 닉 에반스(30)을 데려왔다.
결국 올 시즌 공격력의 변수는 좌익수, 1루수, 그리고 외인 운용과 함께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지명타자까지 3곳의 포지션에 따라 생길 수 있다.
일단 영입한 에반스는 잠정적으로 1루수로 낙점햇다.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1차 호주 시드니 캠프를 결산하며 “에반스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기용할 계획이다. 외야수까지는 크게 고려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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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건우가 경합하고 있는 좌익수 포지션을 비롯한 1루수, 지명타자까지 야수진 최대경합지 3곳이 올 시즌 두산의 공격력의 변수다. 사진=MK스포츠 DB |
지난해 두산은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 2명의 외인타자가 도합 13홈런 53타점에 그쳤다. 이들이 맡았던 3루수와 1루수 포지션은 이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3루수는 최주환을 거쳐 허경민이 해당 자리에 고정되면서 주인을 찾았지만 1루수는 로메로의 부진으로 많은 선수들이 거쳐갔다.
결국 지명타자가 경합지 중에서도 경쟁이 가장 치열하다. 김 감독 역시 “지명타자가 제일 혼란스러울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전까지는 베테랑 홍성흔의 고정 포지션이었지만 지난해는 93경기 타율 2할6푼2리 7홈런 46타점에 그치며 부진했다. 홍성흔 외에도 에반스, 최주환, 고영민, 오재일, 김재환 등의 후보가 많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 고민이 많은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각자 두렷한 장단점을 갖고 있는 후보들인만큼 상대팀과 투수 등에 따라 다양한 선수들이 나설 수 있다. 해당 포지션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내는 선수가 나타나는 것이 베스트 시나리오. 혹은 다양한 선수들로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낸다면 지난해보다 공격력이 더 업그레이드 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 공격력이 강조되는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지난 시즌 손해를 많이 봤던 두산인 만큼 해당 자리의 성패에 따라 타선의 무게감은 확연히 바뀔 수 있다.
1루수의 공격력만큼은 플래툰시스템으로도 충분히 이끌어 낼 수 있다. 하지만 에반스를 1루수 혹은 지명타자 자원으로 낙점한 이유가 있다. 김 감독은 “1루수만 놓고보면 사실 고민이 되는 포지션이 아니다. 김재환과 오재일 둘을 번갈아가면서 기용하면 둘이 합쳐 20홈런 타율 2할7푼 정도는 충분히 나온다”며 “그것보다는 김현수의 역할을 외인타자가 어떻게 메울지에 대한 부분이 크다”고 설명했다.
결국 에반스에게 가진 기량의 최대치를 끌어내기 위해 1루수로 낙점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에반스의 경기 감각 측면이나 지명타자 선수 활용도 측면에서도 에반스가 1루수를 맡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그러나 다양한 후보군이 존재하는 1루수와 지명타자는 주인을 두고 계속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좌익수도 아직 주인이 없다. 김 감독은 올해 초 시즌 구상을 밝히며 “박건우를 가장 먼저 생각하고는 있다”면서도 “경쟁을 통해 주인을 결정하겠다. 확실한 주전은 없다. 김재환도 외야수 전환을 고려하고 있고 군 제대 선수까지 다양하게 생각해 보겠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유력 후보는 박건우다. 박건우는 지난해 70경기서 175타석을 소화하며 타율 3할4푼2리 54안타 31득점 5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그 타격재능을 유감없이 뽐냈다. 박건우가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비율 성적을 또 기록할 수 있다면 김현수의 공백을 상당 부분 메울 수 있다. 그럼에도 박건우는 물음표가 있다. 아직 1군 풀타임 시즌을 소화해 본 경험이 없기에 변수가 많은 자원이다.
그렇기에 김 감독 또한 “지명타자, 좌익수, 1루수 3곳이 최대 경합지가 될 수 있다”며 여전히 경쟁 불씨를 남겨뒀다. 특히 “2차 캠프에서는 김재환의 외야수 전환 등도 실전 경기서 시험해 볼 계획”이라며 김재환의 ‘외야전환’도 계속 실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기존 후보인 박건우, 정진호, 김재환 등이 현재 뚜렷한 후보군인데, 새로운 얼굴도 깜짝 등장했다. 지난해 2016신인드래프트 2차 1순위로 지명된 조수행(우투우타)이 그 주인공이다. 조수행은 드래프트 동기인 내야수 서예일과 함께 지난 1차 캠프 최고의 발견으로 꼽힌다.
김 감독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야구를 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라며 “무엇보다 신인치고는 주눅 들지 않고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 자기 야구를 한다”며 조수행에 대해 호평했다.
선수단 전체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정수빈은 조수행에 대해 “과거 내 모습이 엿보인다”면서 “딱 봐도 당장 1군에서 대주자, 대수비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야구하는 자세도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호평했다. 대학시절 총 90경기에서 92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빠른발은 당장 현재 두산 선수단에서도 손가락에 꼽힌다는 평가. 특히 대범하고 침착하게 자기 야구를 하고 센스가 돋보인다는 것이 내부 코칭스태프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부분이다.
대형 유망주인만큼 실전 경험을 위해 퓨처스리그에서 개막전을 맞을 가능성이 높지만 외야 백업 후보로 깜짝 승선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김 감독 또한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지켜보겠다”며 조수행을 예의주시할 계획을 전했다.
김 감독은 “구상이 70%정도 끝났다”고 했다. 남은 30% 중에서 야수진의 경합 세 포지션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공격력에서 충분한 변수를 만들기에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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