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대전) 황석조 기자] “제발 나가주세요.”
장면1. 한화와 KIA의 경기가 열렸던 지난 28일 대전구장. 작은 소동이 일어났다. 한화 팬으로 추정되는 관중 4명이 홈플레이트 뒤편의 다이렉트존에 자리해, ‘김성근 감독 사퇴하세요!’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었다. 이 모습은 TV 중계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생중계됐다. 한화 측은 이들에게 퇴장 조치를 내렸다.
장면2. 지난 23일 잠실구장, 한화와 두산의 경기가 끝난 뒤 한화 팬들이 군중 속에서 ‘감독님, 제발 나가주세요’라는 플래카드를 펼쳤다가 역시 제지됐다. 원정팀 팬이 감독의 해임을 촉구하는 돌발행동. 이례적인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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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은 은퇴한 두산의 거포 김동주에 대해 일부 팬들이 그를 그리워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MK스포츠 DB |
올해로 3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KBO리그에 팬들의 플래카드 시위는 낯설지 않다. 내용도 다양하다. 감독에 대한 비판이 가장 많은 편이지만 선수 및 구단을 향한 화살도 수두룩했다.
전설적인 선수였지만 전설적인 감독은 되지 못한 이순철 전 LG 감독이 대표적인 사례다. 2003년 10월부터 LG를 맡았지만 우여곡절의 시간을 겪었다. 암흑시절을 겪던 LG를 구원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오히려 팀 성적은 추락했다. LG 야구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급기야 2006년 사퇴 직전 감독을 향한 불만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플래카드가 잠실구장 한 쪽에 걸리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초 은퇴한 두산의 김동주를 둘러싼 에피소드도 있다. 몇 년간 1군에 자리가 없던 김동주가 방출 혹은 트레이드를 구단에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졌다. 두산은 프랜차이즈 스타의 거취에 대해 어떤 결론도 내리지 못했다. 일부 두산 팬들은 ‘우리는 두목곰(김동주)을 원한다’라는 플래카드로 구단에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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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팬들이 최근 두 차례 김성근 감독의 퇴진을 촉구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사진=MK스포츠 DB |
다른 성격의 플래카드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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