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29일 고척 SK-넥센전의 화두는 ‘신재영(넥센)’이었다. 영웅군단의 신데렐라는 선발투수 무볼넷 신기록과 함께 전승 행진을 달렸다. 넥센은 그 보증수표의 효과를 다시 한 번 경험하고 싶었으며, SK는 첫 격파를 꿈꿨다.
김용희 SK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무브먼트가 상당히 좋더라. 좋은 투수의 자질을 갖췄다. 지금 같이 좋은 성적을 거둔 건 그만큼 구위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공략법이)특별히 뭐 있나. 두들겨 잘 잡아야지”라고 말했다.
SK는 지난 3월 16일 시범경기에서 신재영과 대결한 경험이 있다. 신재영의 성적표는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승리투수가 된 김광현(5이닝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에 가려 그렇지, 신재영에 눌렸던 SK였다.
신재영은 4경기 26이닝 무볼넷을 기록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긍정적으로 여겼다. 신재영이 부담을 갖기보다 오히려 더욱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부담스러운 건 상대 타자들이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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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넥센의 신재영은 29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SK전에 선발 등판했다. 2경기 연속 무실점 쾌투를 펼쳤던 그는 이날 SK 타선을 맞아 꽤 고전했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
그 적극성은 신재영을 흔드는데 성공했다. 3회 최정민과 김성현의 연속 안타로 만든 1사 3루서 조동화의 희생타로 점수를 뽑았다. 지난 17일 광주 KIA전과 23일 고척 넥센전에서 무실점 역투를 펼쳤던 신재영의 ‘제로’ 행진이 멈춘 것.
신재영은 4회에도 2타자 연속 안타를 내줬다. 최정은 1구, 정의윤은 2구를 노렸다. ‘두들기겠다’는 SK의 집중력은 높았다. 전날 잠실 두산전에서 여러 차례 찬스를 놓쳐 끝내기 홈런에 울었던 그 SK가 아니었다. 이재원의 적시타와 김강민의 희생타로 2점을 더 뽑았다. 신재영은 프로 데뷔전이었던 지난 6일 대전 한화전(7이닝 3실점) 이후 처음으로 3실점을 기록했다.
데뷔 이후 최다 이닝 무볼넷 기록도 끝났다. 신재영은 5회 2사서 풀카운트 접전 끝 박재상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을 통해 프로 데뷔한 신재영의 첫 볼넷이다. 121번째 타자 만이자 30⅔이닝 만이다.
전승 기록도 스톱. 6회까지 퀄리티 스타트(3실점)를 한 신재영은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투구수가 76개에 불과했다. 이전 기록이 워낙 빼어나서 그렇지, 이날 피칭도 나쁘지 않았다. 다만 피안타가 너무 많았다.
신재영은 2회를 빼고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다. 7회도 다르지 않았다. 김성현의 2루타 및 조동화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위기. 신재영에게 첫 볼넷을 얻은 박재상이 타석에 섰다. 이번에는 2루타였다. 3루 주자는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3-3 균형이 깨졌다. 그리고 신재영의 데뷔 이래 최다 실점(4).
이날은 넥센 타선도 화끈하게 폭발하지 않았다. 3-4로 뒤진 7회 1사 2루 상황에서 신재영은 강판됐다. 6⅓이닝 10피안타 1볼넷 3탈삼진 4실점. 이번에는 승리투수가 아닌 패전투수 요건이다. 데뷔 이래 최다 연속 선발 승리 타이 기록 도전은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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