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 윤진만 기자] 어딜 가나 꼭 있다. 남의 집 냉장고를 뒤지고, 안방에 대자로 눕는 손님.
지난 반세기 ‘전차군단’ 독일은 메이저대회 개최국들에 그런 불편한 존재였다.
대회 토너먼트에서 개최국과 7차례 만나 모두 이겼다. 빠짐없이 결승까지 진출해 그중 세 번 우승했다. 개최국 팬들은 독일에 걸려 넘어진 것도 아파 죽겠는데, 독일이 피날레를 장식하는 꼴까지 봤단 얘기다.
↑ 가장 최근 독일에 "희생"된 브라질. 축구 역사상 씻을 수 없는 굴욕을 당했다. 사진(브라질 벨루오리존치)=AFPBBNews=News1 |
유로 1972에서 벨기에(4강|2-1) 유로 1976에서 유고슬라비아(4강|4-2) 1986 월드컵에서 멕시코(8강|0(4pk1)0) 유로 1992에서 스웨덴(4강|3-2) 유로 1996에서 잉글랜드(8강|1(6pk5)1)가 독일의 공습에 당한 주최국들이다.
2002 월드컵에선 공동 개최국 대한민국이 안방을 내줬다. 상암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후반 30분 미하엘 발락에 실점하며 석패했다. 가장 최근 희생양은 모두가 알다시피 브라질이다. 2년 전 준결승에서 치욕스런 1-7 대패를 경험했다. 독일이 우승하는 모습까지 마뜩찮은 표정으로 지켜봤다.
홈 이점을 안았단 이유로 유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개최국들을 모두 잡아내고, 승부차기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이는 점은, 독일을 ‘토너먼트의 강자’, ‘축구 강국’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인자였다.
8알(한국시간) 유로 2016 준결승전에서 개최국 프랑스와 맞닥뜨린 독일은 공식이 유효하단 사실을 프랑스 전역에 알리고자 한다.
마리오 고메스(부상) 자미 케디라(부상) 마츠 후멜스(경고누적) 등 주축 셋이 결장하는 악재에 휩싸였지만, 월드 챔피언의 저력, 손님의 배짱을 믿는다.
↑ 독일은 브라질을 넘기 전 프랑스를 잡았다. 사진은 마츠 후멜스가 선제결승골을 넣고 기뻐하는 장면. 안타깝게도 후멜스는 8일 유로2016 준결승전에는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한다. 사진(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AFPBBNews=News1 |
이번만큼은 쉽지 않을 거란 의견도 있다.
프랑스는 부상자, 경고 누적자가 전무한 현실과 독일에 뒤지지 않는 객관적 전력을 갖췄고, 8강에선 아이슬란드를 상대로 5골을 퍼부으며 사기가 오를 때로 올랐다.
‘개최국 부심’은 덤이다. 자국에서 개최한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 -유로 1986, 1998 월드컵-에서 모두 웃은 프랑스는 연속성
독일이 개최한 대회, 프랑스가 주인 노릇한 대회에서 서로 맞붙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유로 2016 준결승
프랑스 vs 독일
7월 8일 새벽 4시, 스타드 벨로드롬(마르세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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