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창원) 이상철 기자] 지난 16일 NC와 이재학을 울린 건 박해민(삼성)이었다. 안타 3개와 볼넷 1개로 공격 첨병 역할을 했다.
하나하나가 중요했다.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도루까지 한 박해민은 2회초 최금강을 상대로 볼넷을 얻었다. 그 볼넷 이후 삼성은 구자욱의 2타점 2루타로 첫 역전에 성공했다.
그리고 박해민은 5회초와 7회초 잇달아 적시타를 때려 삼성의 승리를 안겼다. 특히, 이재학의 복귀전 밥상을 두 번이나 엎었다. 18일 만에 컴백한 이재학은 괜찮은 공을 던지고도 불운하게 박해민까지 상대해야 했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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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민은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다. 최근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삼성 라이온즈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그냥 잘 친다. 이리 때려도 안타, 저리 때려도 안타. 박해민은 “최근 타격감이 좋아 적극적으로 타격을 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삼성 타선도 살아나니 박해민도 덩달아 힘을 내고 있다. 박해민은 “다들 요즘 배팅 밸런스가 좋다. 그렇게 잘 치니까 나 또한 시너지 효과가 나는 것 같다. 이기는 경기는 꼭 그렇게 매끄럽다”라고 이야기했다.
박해민은 0.299로 어느새 3할 타율이 눈앞이다. 8월 타율이 0.396에 이른다. 롤러코스터(4월 0.173-5월 0.382-6월 0.284-7월 0.291)를 탄 가운데 가장 정점이다.
박해민은 “누구에게나 배팅 사이클이 있다. 좋고 나쁠 때가 있는데 요즘은 한창 좋다. 특별히 타율을 의식하진 않는다. 내가 안타 하나를 더 쳐서 팀 승리에 일조할 수 있다면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절정의 타격감이다. 그런데 그렇게 노력하고 분발하게 하는 건 그 누구도 아닌 박해민이다. 지난 16일 경기에서도 박해민은 시작하자마자 크나큰 실수를 범했다. 1회말 2사 만루서 이종욱의 안타 이후 2루 주자를 3루에 묶기 위해 홈으로 공을 던진다는 게 어이없이 빗나갔다. 2-0이 될 스코어가 3-0이 됐다. 박해민은 “프로 데뷔 후 그런 송구는 처음이었다. 정말 창피했다”라고 토로했다.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그리고 그 뒤부터 박해민이 출루하면서 삼성의 공격에 활기가 띄었다. 승부를 뒤집거나 멀찍이 달아나거나.
그 노력은 이재학과 2번의 승부에서 잘 드러났다. 박해민은 5회초 2사 2,3루서 이재학의 체인지업(122km)을 때려 2타점 2루타를 날렸다. 2S의 불리한 볼카운트였다. 앞서 삼성은 이재학의 구위에 눌렸다. 김상수의 적시타도 배트 끝에 닿은 ‘행운의 안타’에 가까웠다.
외야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였다. 박해민은 “좀 더 빨리 승부를 하려고 했는데 워낙 공이 좋아 내가 몰렸다. 워낙 체인지업이 좋은 투수라 체인지업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한 게 좋은 타격으로 이어졌다”라고 했다.
박해민은 운이 따랐다고 했다. 그런데 1번도 아니고 2번이었다. 이번에도 체인지업 공략. 7회초 2사 1,2루서 이재학의 아웃코스 낮은 체인지업(120km)을 때려 안타를 날렸다. NC 야수의 잇단 실책으로 2점을 뽑으면서 사실상 승부는 기울어졌다.
공교롭게 이날 박해민의 3안타는 모두 체인지업을 친 것. 박해민은 “앞서 체인지업을 안타로 연결했기 때문에 7회초에는 속구를 예상했다. 속구 타이밍에 배트를 휘두른 건데, 실투였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박해민은 늘 최선을 다한다. 121,122,123호 안타를 쳤으며 39호 도루도 했다. 출루하면, 베이스러닝도 적극적이다. 그는 “프로야구선수로서 당연히 열심히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류중일 감독은 16일 경기 종료 후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고른 활약에 흡족해했다. 그러면서 결승타의 이지영을 비롯해 구자욱, 박해민의 이름을 거론하며 칭찬했다. 박해민은 이날 홀로 3안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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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해민은 최근 베이스러닝도 적극적이다. 지난 16일 NC 다이노스전에서 1회초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시즌 39호 도루를 기록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박해민은 “팀이 3연승을 했지만 아직 9위다. 더 올라가야 한다. 현재 39경기가 남았다. 개인 기록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내가 하나라도 안타를 더 칠 수 있을 때 더 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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