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닷컴 MK스포츠(광주) 황석조 기자] 마치 일 년 전을 다시 보는 듯 했다.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던 LG 트윈스의 잔인했던 봄 광주원정이다.
LG는 19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서 4-8로 패했다. 3연패. 지난 한 주 5연승 쾌속행진을 밟았지만 금세 그 기세가 꺾여버리고 말았다.
이번 광주 원정 전 LG는 신바람 흐름을 타고 있었다. SK와 kt를 상대로 이기는 경기를 펼쳤는데 특히 선발투수진의 호투, 타선의 약진 등 고무적인 부분이 많았다. 경기 시간도 대폭 줄이는 등 전체적으로 고급야구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류중일 감독의 지도력과 마운드중심의 팀 색깔이 잘 조화되고 있다는 설명도 가능했다. 순위도 대폭상승하며 시즌에 대한 전망을 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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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가 악몽 같은 올 시즌 첫 광주원정을 마쳤다. 사진=MK스포츠 DB |
악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8일 경기, 전날에 이어 또 한 번 한 점차로 아쉽게 패배했다. 1회부터 7회까지 매회 선두타자가 출격했지만 고작 3점을 얻는데 그쳤고 그마저도 상대의 실수가 크게 작용했다. LG로서는 아쉬움을 넘어 답답한 경기가 펼쳐진 것이다. LG는 19일 경기에서도 선취점을 따냈지만 4회말 선발투수 차우찬이 상대타선에 집중타를 허용하며 금세 흐름을 넘겨줬고 완패했다.
스윕패를 당한 LG. 그러나 가장 아픈 부분은 다른 데 있었다. 18일 경기 후 더그아웃 통로 쪽에 KIA의 구종별 사인이 적혀있는 종이가 발각돼, 논란을 야기했다. 소위 표현하는 사인훔치기로 생각될 행위를 구단이 했던 것. LG는 전력분석팀이 주자 도루 시 정보를 주기 위해 만들었다며 타자들에게 정보를 공유하거나 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다만 행위 자체가 용납될 수 없다고 인정하며 구단 대표이사가 사과했고 류 감독도 고개를 숙였다. 내용을 떠나 팬들에게 신뢰를 떨어뜨리는 행동을 한 것 자체는 명명백백했다.
상처만 남은 올 시즌 첫 광주원정이었다. 그런데 기시감이 든다. 지난해 LG는 시즌 초반 상승세 분위기를 탔고 그렇게 5월을 맞이했다. 5월 중순, 2위 순위로 당시 1위 KIA를 상대하기 위해 첫 광주원정을 떠났다. 기대를 모은 빅매치였지만 승부는
지난해와 올해, 두 번의 첫 광주원정은 유사한 점이 많았다. 순항하던 흐름과 이어진 충격 연패. 씁쓸한 기억이 이어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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