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0억원 '딱지수표' 유통 일당 적발

바지사장을 내세워 천3백억원대의 딱지어음과 수표를 발행해 유통시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습니다.
검찰은 드러나지 않은 딱지수표 피해액이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합니다.
강태화 기자?

네, 서울중앙지검입니다.

(앵커)
딱지 수표와 어음을 발행한 일당이 적발됐다면서요.

(기자)
네, 검찰은 유령회사 명의의 딱지 어음과 수표를 유통시킨 혐의로 김모씨 등 5명을 구속기소하고 자금조달책 윤모씨 등 5명을 불구속 기소했습니다.

딱지 수표와 어음은 빈 당좌예금을 근거로 발행되기 때문에, 애초부터 부도가 예견돼 있습니다.

적발된 일당들은 유령회사 이북오도기획 등 48개 회사 명의로 320억원대 딱지수표와 천억원대의 딱지 어음을 발행했습니다.

이들은 유령회사 인수 자금책과 관리책, 판매 도매상, 바지사장 관리책 등 역할을 분담하는 등 점조직 형태로 움직였습니다.

또 등기 전담 법무사 사무장을 두는 등 수사팀이 '법률전문가 집단'이라고 평가할 만큼 치밀하게 범죄를 준비했습니다.

이들은 먼저 사채업자에게 1억원을 빌린 뒤, 바지사장 명의로 유령회사를 인수했습니다.

자전거래를 통해 어음과 수표용지를 다량으로 확보한 일당은 이를 판매책에 장당 180만원에서 2백만원에 팔아넘깁니다.

이렇게 유통된 딱지 수표와 어음은 액면가 3천만원~5천만원의 정상 수표로 위장돼 시장에 유통됐습니다.

심지어 장당 1억7천만원짜리 딱지 어음을 유통시키기도 했습니다.

수표와 어음은 애초부터 부도가 나게 돼 있어, 최종 소지인은 거래 금액만큼의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들은 부도 마감 전에 지급제시된 수표에 대해서도 조치를 취했습니다.

액면가 백만원을 쓴 수표를 복사한 뒤 3천만원 이상의 딱지 수표를 유통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제3자가 위조했다며 복사본을 제시해 부도일자를 연기시켰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예상 피해액은 이번에 드러난 천3백억원을 훨씬 넘는 1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며, 수사를 더욱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중앙지검에서 mbn뉴스 강태화입니다.